"반도체 인력 양성에 굉장히 애로 사항이 있습니다."(장준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
"우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님을 반도체 석학으로 모셨습니다."(문재인 대통령)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KIST를 찾아 이같은 대화를 나눴다. 장 소장이 반도체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하자, 그런 역할을 위해 이날 KIST에 동행한 최기영 과기부 장관을 임명한 것이라고 답한 셈이다.
최 장관은 전날 문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았던 바 있다.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지낸 최 장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반도체·인공지능(AI) 전문가로 손꼽힌다. AI 반도체 개발 연구를 담당하는 뉴럴프로세싱연구센터(NPRC)의 센터장을 맡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여기에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본인이) 질문할 만한 수준이 도저히 안 된다"면서도 "어쨌든 차세대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가져가고 그럴려면 양산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 인력들이 적시 적소에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소장은 "연구소에서 기존에 있는 대학들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여기서 학위를 받은 인력은 바로 삼성이나 반도체 회사에 즉시 산업 인력으로 공급을 한다"며 "또 취직을 해서 기반 인력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이 "그 정도 인력이면 충분한가"라고 재차 묻자 장 소장은 "여전히 모자라고 있다. 그동안 정부에서 반도체 부분이 워낙 민간에서 잘한다고 해서, 이런 곳에 대한 투자가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조금 적었다"고 지적했다.
장 소장은 "반도체 산업이 우리나라 국가 경제, GDP(국내총생산)의 30%를 담당하고 있다. 이 부분의 인력이 하루아침에, 양성되는게 아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가) 신경을 많이 써줘야 국가 발전에 도움이 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장관도 장 소장의 견해에 대해 "맞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MBE(Molecular Beam Epitaxy, 분자선 에피택시) 장비도 시찰했다. 초진공 상태에서 원자 단위 반도체를 합성해 나노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한 것으로, 다양한 화합물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장비다.
문 대통령은 "이 공정에서도 일본의 부품 소재가 꼭 필요한 그런 것인가"라고 물었고, 장 소장은 "여기 3개는 프랑스, 미국 장비다. 여기에는 지금 일본에서 수입해야될 그런 재료가 필요없다"고 답했다.
장 소장이 장비실 내에서 "작은 것을 만들면 하나 가격대가 수천만원대다. 다이아몬드보다 더 비싼 경우가 있다"고 하는 등 전문적인 언급을 하자 문 대통령은 동행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향해 "노 실장이 차세대 반도체는 전문가"라고 했다. 노 실장은 "전문은 아니다. 중요한 것만 안다.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웃으며 답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KIST 방문은 소재, 부품, 장비 등 분야에서 극일(克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연구현장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로 진행됐다. 국무회의도 KIST 국제협력관 1층 회의실에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오늘 국무회의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강한 경제를 만들겠다는 비상한 각오와 의지를 담아 KIST에서 열게 됐다"며 "경제강국 건설의 원동력이 되는 과학기술 현장에서 국무회의를 여는 그 의미를 각별하게 여겨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는 경제강국을 위한 국가전략 과제다. 한일관계 차원을 뛰어넘어 한국 경제 100년의 기틀을 세우는 일"이라며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근본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핵심기술의 자립화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 정부 투자를 과감하게 늘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