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단정한 머리카락을 곱게 빗어 넘겼다. "양복이 어색하다"며 연신 깃을 쓸어내린다. 육군사관학교 생도시절을 포함해 39년간 군복만 입던 김병주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의 첫 인상이다.
언젠가부터 정치권 진영 논리의 상징이 된 태극기를 가장 앞세웠다. 생도시절부터 4성 장군으로 활약하는 내내 "애국심 하나로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위해 전후방 각지에서 조국에 충성왔다"며 자신을 소개한다.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영입인재 3호'로 입당한 그는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선수로 뛴다. 육사 40기 출신으로 장교시절 인도 파키스탄과 미국 중부사령부에 파견됐다. 이후 제30 기계화보병사단장과 육군 제3군단장을 역임한 뒤 대장에 올랐다.
2017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임명돼 국제전략과 한미동맹관계를 바탕으로 풍부한 한미연합작전 경력을 인정받는다.
문재인 정부 첫 대장 승진자이자, 미사일사령부 사령관 출신 중 첫 4성(星) 장군이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 육군 '포병' 병과에서 4성 장군을 배출한 건 육사 11기 이후 29기수 만이다.
전역 전까지 어깨서 빛나던 '4성 장군'의 명예는 그에게 긍정적 부담이다. 김 전 대장은 "계급장에 대한 자부심이 아니다. 군 생활 내내 함께한 대한민국 수많은 청년장병들의 헌신, 그리고 생사고락을 함께하기로 약속했던 전우들의 땀과 눈물이 어깨의 별에 녹아있다"고 말했다. 그 무게는 반짝이는 금속 별 4개로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군의 '명예'를 다시 높이고 싶다는 개인적 소망도 밝혔다. 현대사에서 '군인'과 '정치'의 결합은 생채기를 남겼다. 여전히 '군사 독재'에 대한 트라우마가 곳곳에 있다. 수년 전엔 방산비리로 다시금 고개를 떨궈야 했다.
김 전 대장은 "군복을 벗고 바로 정치권을 향하는 건 무리라는 생각도 했다"며 "하지만 지금 동북아체제가 급변하고 '코페르니쿠스적 역사발전'의 도약 단계에서 우리가 새로운 질서의 주축이 되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일본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의 보이지 않는 '패권 전쟁'이 팽팽해서다.
때마침 민주당이 "힘을 통한 평화를 일구자"고 영입 제안을 하면서 김 전 대장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나도 평소에 ‘힘을 통한 평화’를 지론으로 삼았다"며 "실제로 문재인 정부는 국방 예산을 매년 평균 7.5%씩 증액하고 F-35A, 글로벌호크 등을 도입하며 이를 실천해왔다. '국방력 강화'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민주당에서 정치를 결심하게 됐다"고 출마 결심 배경을 설명했다.
김 전 대장은 풍부한 한미연합작전 경력과 한미연합사부사령관 경험으로 '강한 나라'의 꿈으로 이어진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와 맞닿아있다.
지금 한미동맹체제도 건강하다고 진단한다. 김 전 대장은 "한미 간에 서로 이견을 조율하고 합의해가는 과정만으로도 한미동맹이 건강하다는 증거다.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요구를 그대로 들어주는 방식의 한미동맹은 건강한 게 아니다"고 진단했다.
한 발 더 나가 정치를 대한민국의 더 강한 안보, 더 강한 군대를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의 축적된 경험으로 국회에서부터 공고한 한미안보동맹의 기반을 다져나가겠다"면서 "옆집 아저씨처럼 편안한 안보 전문가로 다가서겠다. 뭐라해도 국민들의 동의를 얻는 게 가장 중요해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