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사무소 진짜 무너뜨렸다…北, 폭파로 노리는 것은

권다희 기자
2020.06.17 05:56

[the300]

(서울=뉴스1) =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16일 오후 2시 49분경 폭파했다. 사진은 우리군 장비로 촬영된 폭파 당시 영상 캡쳐. 북한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5시께 긴급 보도를 통해 '개성 공업지구에 있는 공동연락사무소를 완전 파괴시키는 조치를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국방부 제공) 2020.6.16/뉴스1

북한이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실제로 폭파한 의도에는 대남 및 대내적 목적이 모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측엔 경고를 행동으로 이행한다는 걸 보여주고, 대내적으로도 대남적대 분위기를 한층 더 분명하게 고조시키기 위해서다.

북한은 이날 오후 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이를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했다. 일차적으로는 우리 정부를 향해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도를 담은 걸로 보인다.

이 경고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입을 통해 나왔다. 북한은 지난 4일 김 제1부부장 명의 담화로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개성공단 완전 철거,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가능성과 함께 '연락사무소 폐기'를 처음 언급했다.

13일엔 김여정 제1부부장은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며 연락사무소 건물을 실제로 폭파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연락사무소 폭파는 말한 걸 이행 한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자신들이 하는 말이 엄포가 아닌, 행동에 옮기겠다는 걸 보여주는 조치"라고 말했다.

연락사무소가 남북정상 합의인 판문점선언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성과를 무너트리기 위한 의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김종욱 동국대 연구교수는 "자신들이 짜놓은 시나리오대로 하나씩 남북관계 성과를 없애는 것"이라며 "미국 대선이 있는 11월까지 위기를 계속 고조시키면서 단계적으로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이 최근 내부적으로 대남적대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최근의 대남 담화를 대외매체 뿐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도 실어 왔다.

또 노동신문 기사와 논평 등을 통해 대북 전단 살포를 이유로 남측 당국을 비난하며 남북관계 악화가 ‘남측 탓’이란 주장을 되풀이했다. 북한 내부 탈북민 규탄 시위를 벌이고, 이 시위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북측의 최근 동향은 북한이 의도적으로 내부에 남측과의 긴장을 부추겨 내부단속을 강화하려는 것일 수 있다는 추정으로 이어졌다.

내부결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건 내부 동요를 차단해야 할 필요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수년간 대북제재 영향을 받던 북한은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경도 닫았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 변수까지 가세하며 북한 당국이 내세운 ‘정면 돌파전’이 연초 계획보다도 녹록하지 않아졌을 수 있다.

연락사무소 폭파의 경우, 현재 조선중앙방송(라디오), 조선중앙TV, 조선중앙통신 등 대외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실제 사진이나 영상으로 폭파된 장면은 전하지 않았다. 이 장면이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노동신문에도 17일 오전 게재한다면 북한 내 긴장감이 더 고조될 수 있다.

다만 북측이 계속 강도높은 '실행'을 이어가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종욱 연구교수는 "북한 조치가 계속해서 동시다발적으로 나올 것 같진 않다"며 "상황을 길게 가져가며 점차 긴장을 끌어 올려야 하는데 북한이 쓸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예상했다.

최용환 실장은 "실제 어디까지 가느냐는 두고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북측이 앞서 한 말을 복기해 예상시나리오들에 대한 대비들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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