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보는 시각은 정치권 안과 밖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듯하다. 정치권에서는 윤 의원의 사퇴 결정을 곱지 않은 눈으로 보는 시각이 압도적으로 높다. 심정적으로 윤 의원을 두둔하는 야당 인사들조차 윤 의원의 소신보단 정치적 결단력, 배포에 높은 점수를 준다.
정치권에서 윤 의원 사퇴를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의원직 사퇴안이 처리되기란 상당히 어렵단 사실을 알기 때문에 윤 의원이 이를 노리고 정치적 술수를 쓴다고 보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자신의 소신을 밝히기 위해 사직서를 썼다 철회되거나 폐기된 일화는 많다. 2009년 18대 국회에서 민주당 장세환·천정배·최문순 의원이 당시 여당의 미디어법 강행 처리에 반발해 사퇴했지만,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자 이듬해 번복했다. 2018년 3월 20대 국회에서 미투 의혹에 연루된 민병두 민주당 의원이 결백을 주장하며 제출한 사직서도 두 달여 만에 철회됐다.
2009년 미디어법 투쟁의 일환으로 사퇴했다 수개월 만에 번복한 한 의원실 관계자는 "당시 의원회관 방 빼고 세비 계좌를 막고 진정성을 보이려 갖은 노력을 했지만 사퇴서가 처리되지 않았다"며 "경험적으로 윤 의원의 사퇴안은 처리되기가 어렵고, 이를 내다보고 베팅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의원의 사퇴가 정치적 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쇼'인지, 정치적 책임을 지려는 것인지 속내를 알긴 어렵다. 다만 "나의 사퇴서를 처리하라"고 소리치는 윤 의원의 요구에 머뭇대는 정치권을 보며 국민들이 어떤 생각을 할지는 자명하다. 권익위의 부동산 투기 의혹 조사 결과에 따라 탈당 권유를 받고도 이행하지 않는 의원들과 이들을 방치하는 당은 '내로남불' 역풍 우려에 윤 의원의 사퇴안을 선뜻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윤 의원은 적어도 이들과 구별돼 보인다.
윤 의원이 정말 '사퇴 쇼'를 한다고 생각한다면 여야는 협의를 서둘러 사퇴안을 정기국회 중 상정하면 된다. 그 후 윤 의원 부친의 투기 혐의에 대한 수사 결과와 윤 의원의 행보를 보면 될 것이다. 물론 이후 투기 의혹을 받는 다른 의원들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라는 요구에 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