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길 잃은 2030 여성 표심, 대선 변수 되나

박소연 기자
2022.02.09 03:31

[the300]

대선을 불과 29일 앞두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간 혼전이 이어지면서 정계는 막판 집토끼 결집과 부동층 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거대 담론이나 국정 비전 대신 '소확행'·'심쿵' 공약이 남발된 이번 선거에선 마이크로 공약마저 갈수록 힘이 빠지고 있다. 후보 단일화와 네거티브 공세, TV 토론 등 막판 '게임 체인저'가 될 변수에 온 관심을 집중하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이번 대선에서 후보들 간 여성 정책 관련 깊이 있는 공약 발표나 생산적 공방이 이뤄질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윤 후보는 지난달 '여성·청년 정책 태스크포스(TF)'를 꾸렸지만 현재까지 눈에 띄는 공약 발표로 이어지지 못했다. 앞서 윤 후보가 '병사 월급 200만원', 여성가족부 폐지 등의 공약을 발표, 화제를 일으킨 것과 상반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만큼 여성 정책이 논의에서 소외됐던 적이 없었다고 본다. 먼저 '이대남(20대 남성)'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집단적 목소리를 내면서 정치권의 타깃이 된 측면이 있다. 윤 후보가 '이대남' 친화 공약을 발표한 후 지지율이 눈에 띄게 올랐다. 반면 '이대녀'들은 특정 정책에 일치된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경향이 많다. '이대녀'보다 '이대남' 맞춤형 공약을 내는 것이 표심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이란 얘기다.

현 정권의 영향도 크다. 최초의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젊은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실망을 안겼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이 성추행 파문을 일으켰다. 문 대통령은 이에 침묵하며 민주당의 전통적 우군이었던 20대 여성을 잃었다. 남성들은 반대로 여가부 중심의 '역차별 정책' 피해를 호소해왔다. 이런 마당에 민주당도 적극적으로 여성 정책을 내놓지 못했다.

여성들은 '여성 정책'만 보고 움직이지 않는다. 뽑을 사람이 없다는 2030 여성들의 표심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숨어 있는 이들의 표심 역시 박빙의 승부에선 적잖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선 20대 여성의 15%가 제3의 후보를 뽑았다. 이들의 소신투표 향방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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