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상대로 '대결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천명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핵 관련 '노딜'(성과 없는 협상)을 경험한 북한이 2기 행정부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강경 발언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북한 노동신문은 1면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1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관련 내용을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의 국익과 안전 보장을 위해 향후 강력히 실시할 '최강경 대미 대응 전략'이 천명됐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 전략과 내용 등은 소개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설을 통해 "미국은 반공을 변함없는 국시로 삼고 있는 가장 반동적인 국가적 실체"라면서 "미일한(한미일) 동맹이 침략적인 핵군사 블럭으로 팽창되고 대한민국이 미국의 철저한 반공 전초기지로 전락된 현실은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명백히 제시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군사력 강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가증되는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반공화국 군사적 도발 책동에 대처해 국방 과학기술의 가속적인 진보와 방위 산업의 급진적인 발전으로 자위적 전쟁 억제력 강화를 더욱 믿음직하게 담보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대남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연말 전원회의에서 "북남(남북) 관계는 더 이상 동족 관계,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선언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번에 핵무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크지만 대외적으론 공개하지 않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북한이 최강경 노선을 천명했지만 그 방향이나 내용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2기의 대북 정책이 가시화할 때까지 북한은 모호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내년 1월20일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존재감을 발휘하고자 강경 발언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북미 정상회담을 열고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을 위한 협상을 벌이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