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폭 사고' 7시간 만에 고개 숙인 공군총장 "송구스러워...엄중히 문책"

김인한 기자
2025.03.06 18:19

[the300](종합 4보) "사고 철저히 조사할 것"…김선호 국방장관대행도 오는 7일 대책회의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된 6일 오전 10시 5분께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민가에 군이 발사한 폭탄이 추락해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주민 7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4명은 중상, 3명은 경상이다. 또 주택 2동과 교회 1동 등이 일부 파손되기도 했다. 소방 당국은 최초 신고 접수와 동시에 대응1단계를 발령, 사고 수습에 나선 상태다. 관계 당국은 한미연합훈련 중인 군 소속 전투기에서 폭탄이 떨어져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영수 공군참모총장(대장)이 전투기 실사격 훈련 중 폭탄 8발을 민가에 떨어뜨린 사고와 관련해 결국 고개를 숙였다. 사고가 발생한 지 약 7시간 반만이다.

이 총장은 6일 오후 5시40분쯤 국방부 출입기자단 문자 공지를 통해 "공군 전투기의 실사격 간 비정상 투하 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공군총장으로서 큰 책임을 느낀다"며 "평화로운 일상 중 불의의 사고로 다치시고, 크게 놀라시고, 재산상 손해를 입으신 포천시 노곡리 주민 여러분께 송구스러운 마음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군은 이번 비정상 투하 사고를 엄중히 인식하고 철저히 조사해 문책할 것"이라며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 조종사들을 포함해 항공 무장을 다루는 모든 요원들에 대한 안전교육을 일제히 실시하고 확인 절차를 보완하겠다"며 "또 주민 여러분이 입으신 정신·신체·재산상 피해에 대해선 최대한 보상해드릴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장은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며 "심기일전해 국민 여러분께 믿음을 드릴 수 있는 공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6일 오전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25년 전반기 한미연합 수도기계화보병사단(수기사)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에서 KF-16가 투하한 공대지폭탄이 표적에서 폭발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군과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4분쯤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인근에서 공군 KF-16 전투기가 MK-82 폭탄 8발을 비정상 투하했다. MK-82는 500파운드(227㎏)급 범용 폭탄이다. 주로 가상의 적 지휘부와 건물, 교량 파괴 등에 사용된다.

지면에 떨어질 경우 직경 8m, 깊이 2.4m 폭파구를 만든다. 폭탄 1개의 살상 반경은 일반적인 축구장(7140㎡) 1개의 크기이며 폭탄의 파편은 최대 1만9200㎡까지 도달할 수 있다.

이번 비정상 폭탄 투하로 15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피해자 중 의무복무 병사 3명과 간부 2명이 포함됐다. 군인 5명은 이명 등의 증상이 있지만 중상은 아니라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공군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KF-16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로 판단했다. 잘못된 좌표 입력의 결과 폭탄은 원래 표적지인 훈련장으로부터 약 8㎞ 거리의 민가에 떨어졌다.

공군 관계자는 "KF-16 2대가 MK-82 폭탄을 4발씩 비정상 투하했다"며 "사고 원인은 조종사 좌표 입력 실수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KF-16 조종사가 실사격 훈련에 나서려면 폭탄 투하 좌표를 사무실에서 우선 계산한다. 이어 계산한 좌표값을 전투기에 입력하는 과정을 거친다.

전투기에 좌표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계산한 좌표가 맞는지 1차 확인할 수 있지만 공군은 해당 조종사가 이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실사격 훈련 직전 공중에서도 본인이 계산한 좌표와 폭탄 투하 지점이 맞는지 2차 체크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사고를 낸 조종사를 조사한 결과 1·2차 체크 과정이 생략된 것으로 파악됐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지상에서든 공중에서든 좌표를 확인하는 절차가 있다"면서 "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실수한 것으로 현재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6일 오전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25년 전반기 한미연합 수도기계화보병사단(수기사)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에서 KF-16이 기동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1번기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가 2번기 조종사의 잘못된 실사격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통상 전투기는 2~3대가 편대 비행하는데 1번기의 폭탄 투하 좌표에 따라 2번기가 같은 지점에 사격한다고 한다.

공군 관계자는 "KF-16 2기가 이번에 나란히 실사격 훈련을 했다"면서 "1번기 조종사가 좌표를 잘못 입력했고 2번기 조종사도 그렇게 (따라서) 발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선호 국방부 장관직무대행(차관)도 이날 사고 현장을 찾아 주민들에게 사과했다. 김 대행은 오는 7일 사고 관련 대책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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