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협상 타결 후···이재명 대통령 "노심초사, 이가 흔들렸다"

김성은 기자, 이원광 기자
2025.07.31 14:11

[the300]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주권시대 공직자의 길' 고위공직자 워크숍에서 특강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31.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한미 관세협상이 상호관세 적용 유예 만료일을 하루 앞두고 31일(한국시간) 전격 타결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협상 내내 가졌던 부담감과 긴장감을 털어놨다.

이 대통령은 3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서 고위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국민주권 정부, 국정운영 방향과 고위공직자 자세'를 주제로 특강에 나섰다.

이날 새벽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됐으며 이를 통해 미국에 수출되는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기존에 예고됐던 25%가 아닌 일본, EU(유럽연합)과 마찬가지로 15%를 적용받게 됐다. 한국은 미국에 대해 총 3500억달러(약 487조원)를 투자하고 LNG(액화천연가스) 등 미국산 에너지를 1000억달러 어치 구매하기로 했다. 민감했던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은 방어했다. 이같은 투자금액과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달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발표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타결 소식이 알려진 직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촉박한 기간과 녹록지 않은 여건이었지만 정부는 오직 국익을 최선으로 협상에 임했다"며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고 밝혔다. SNS 게재 후 이 대통령이 직접 통상 과정에서 느낀 부담감을 이날 특강 자리에서 밝힌 것이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들도 국민들이 볼 때는 '고관대작'에 해당되지 않나"라며 "국민들이나 보통 사람들이 볼 때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하나의 결정에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걸려있고 어떤 사업은 흥망이 걸려 있고 어떤 사람의 목숨이 걸려있다. 저는 두려운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한미 통상협상, 제가 이가 흔들려가지고"라며 "사실은 제가 말을 안해서 그렇지, 가만히 있으니 진짜 가만히 있는 줄 알고. 말을 하면 악영향을 주니 말을 안 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이번 통상협상 과정에서 전면에 공개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침묵'이라며 여러 해석들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은 "오리가 물살에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 (수면 위에서는) 우아한 자태로 있지만 물밑에서는 얼마나 난리인가"라며 "우리 가까이 있는 참모분들은 안다. 우리가 얼마나 노심초사하면서, 정말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미 관세협상이) 좁게 보면 기업들의 해외 시장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대한민국 국민들에 부담일 수 있다"며 "그 결정 하나하나가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지금 이 대한민국이 흥망의 기로에 서 있지 않나,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계속 성장 발전의 길을 갈지, 물론 그 각도(상장률)는 많이 떨어지겠다"며 "아니면 아예 퇴행의 길을 갈지, 저는 그 분기점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러분도 그 중요한 변곡점에 저와 함께 서 계신것"이라며 "여러분들 손에 대한민국 운명이, 크게 보면 대한민국 역사가 달려 있고, 작고 좁게 보면 누군가의 목숨이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정말 어려운 환경이다. 저도 좀 뭐랄까. 이 나라의 국력을 키워야 되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하여튼 그 어려움 속에서도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한 성과를 이뤄낸 여러분들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한편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의 관세 협상 회의 등이) 외부에 공개된 것은 2번"이라며 "협상과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에 이재명 대통령의 대외적인 말씀이나 행보가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24시간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또 "저 같은 경우도 오늘 새벽 워싱턴에서 (연락이 오면) 2시든, 3시든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여기 와서 일할 때 이 대통령께서 이 일만큼 집중해서 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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