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출국"이라지만 재입국 제한 우려…조현 외교장관, 美루비오와 담판

김인한 기자, 조성준 기자
2025.09.09 15:12

[the300] 전문가 "美 재입국 제한 등 불이익 없도록 정부가 韓근로자 신원 보증해야"

조현 외교부 장관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 이민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이 '자진 출국' 형태로 귀국한 뒤 추후 미국 재입국 제한 등 불이익이 없도록 미국 행정부에 요청한다.

9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8일 밤 11시30분쯤(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조 장관은 이르면 다음날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등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구금된 한국인들의 귀국과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구금된 한국인 가운데 귀국 희망자를 '자진 출국' 형태로 귀국시킨다는 방침 아래 미측과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다만 미측의 우리 국민 송환 관련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10일 대한항공 전세기로 한국인 근로자를 귀국시킨다는 계획이다.

조 장관은 루비오 장관 등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귀국할 한국 근로자들이 추후 미국에 재입국이 가능하도록 우리 측의 요구사항을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 관계자들의 비자 확보 문제 등 체계 개선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한국으로 돌아오는 근로자들의 미국 재입국 제한 등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한국방송기자클럽토론회에서 "정부는 한 명도 빠짐없이 추방이 아닌 자진 입국으로 모시고 올 수 있도록 막바지 행정절차를 마무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하루 이틀 내에 마무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美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 면담하고 이재명 대통령의 첫 방미를 위한 사전준비협의를 가졌다. / 사진=외교부

그러나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이 현재 한국인 근로자들을 강제 구금하고, 불법 체류 상태로 분류하고 있는 만큼 미국의 관련 법에 따라 추후 재입국 제한 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 제기된다. 현재 구금된 우리 국민 가운데 '전자 여행허가'(ESTA), '회의 참석이나 계약 등을 위한 상용비자'(B-1) 등의 비자 소지자도 있어 미측이 이들을 '불법 체류'로 간주할 수 있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구금된 근로자 300여명의 비자나 체류 신분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추후 재입국 제한 등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정부가 미국 측에 사유서를 작성해 신원을 보증하는 형태도 하나의 해법"이라면서 "반이민정책을 내세우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한국인 근로자들만을 위한 예외를 허용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미국에서 한국인 전문인력을 대상으로 'E-4' 비자 쿼터를 신설하는 '한국 동반자법'(PWKA·Partner with Korea Act) 입법에 힘쓰고 있다. 한국 동반자법은 최대 1만5000명 규모의 한국 국적 전문직을 위한 E-4 비자 신설을 골자로 한다. 계속 고용을 전제로 무제한 비자 연장이 가능하다. 외교부도 관련 입법 뿐 아니라 대미 투자 한국인 근로자들의 비자 애로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외교부는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국 상·하원 의원 면담 10회 등 미측 각급 주요 인사를 접촉할 때마다 우리 기업인들이 겪는 비자 문제 해결 필요성을 제기해왔다"며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초기 공장 설비 가동, 현지 인력 교육 등을 위해 우리 전문인력이 단기간 체류하는데 필수적이라는 논리를 중심으로 미측 주요 인사를 대상으로 비자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촉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자 관련 사안은 미국 내 가장 민감한 이슈 중 하나인 이민 문제로 분류되면서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2005년 호주에 대해 별도 입법을 통해 E-3 비자 쿼터를 허용한 이후 추가 입법 사례는 없으나 우리 기업인들의 비자 및 입국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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