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주택 임차보증금 대비 임차인용 버팀목전세대출,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규모가 처음으로 20%를 돌파했다. 자칫 정책금융이 전월세 가격을 끌어올려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입법조사처 추정 기준으로 전체 전월세 임차보증금 규모는 △2020년 593조8000억원 △2021년 765조7000억원 △2022년 785조2000억원 △2023년 824조원으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약 3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버팀목전세대출과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을 합친 금액은 △2020년 101조6000억원 △2021년 125조4000억원 △2022년 153조2000억원 △2023년 196조2000억원으로 약 93%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임차보증금 안에서 두가지 주택금융지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7.1% △2021년 16.4% △2022년 19.5% △2023년에는 23.8%로 높아지며 사상 처음 20%선을 넘어섰다.
버팀목전세대출과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모두 임차인을 위해 마련된 금융지원 정책이다. 버팀목전세대출은 무주택 청년·신혼부부 등에게 시중보다 낮은 금리로 전세 보증금을 빌려주는 것으로, 대표적인 주거 안정 정책으로 꼽힌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을 경우 보증기관이 대신 지급해주고 후에 해당 금액을 청구하는 것을 말한다. 집이 경매로 넘어가도 임차인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일각에선 임차인에 대한 이 같은 주택금융지원이 전월세 가격은 물론 주택 매매 가격까지 밀어올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B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2020~2023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19.7% 높아졌고, 평균 전세 가격은 8.8% 상승했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전세 대출을 쉽게 해주면 임대인이 전세금을 올려도 임차인은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불 능력이 높아지게 된다"며 "수요가 높아지면서 전월세 가격은 올라가고 주택 가격도 올라가는 구조"라고 말했다.
안태준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6·27 대출 규제를 통해 버팀목 전세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등 정책 금융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임차보증금 내 정책금융 비중은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차보증금에 대한 정책금융 비중 상승이 갭투자를 통한 주택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실제 숫자로 확인됐다"며 "집값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가파른 정책 금융 규모 증가에 대해 정부의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