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여야 의원들의 극한 대치로 파행을 겪었다.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받은 비난성 문자메시지를 공개한 것이 단초가 됐다. 양당 의원들이 일어나 서로를 향해 욕설을 섞은 삿대질을 하는 모습은 스포츠 경기의 '벤치클리어링'을 방불케 했다.
김우영 민주당 의원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가짜뉴스, 허위정보, 확증편향 등이 개선되지 않으면 극단적인 사회 분열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제가 9월2일 회의에서) '이재명정부 독재'라고 얘기하시는 특정 의원과 연관된 사람의 얘기를 했다. 전두환 옆에 앉아 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랬더니 그 당사자가 저에게 개인적으로 이런 문자를 보냈다"며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에게 보낸 메시지가 나온 사진 자료를 상임위장 내 TV로 송출했다. 문자는 두 건으로, 하나는 9월2일 '박정훈입니다. 전화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자다. 다른 하나는 9월5일 '이 찌질한 놈아!'라는 내용의 문자다. 화면에는 박 의원의 전화번호도 적혀 있었다.
김우영 의원은 "개인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사적 보복을 하는 저런 사람이 오늘 '김일성 추종 세력에 대통령실이 연계됐다'는 허위 사실을 발표했다"며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면 가져야 할 기본 소양도 어긋나는 것이다. 과방위에서 저 사람과 상임위 활동을 (함께)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박정훈 의원은 곧장 "너 나가"라며 "야 너 진짜 대단하다. 개인적으로 보낸 걸"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함께 항의했다. 박충권 의원은 "전화번호가 나와서 개딸들이 분명 좌표를 찍었을 것"이라며 "개인정보까지 노출시켜서 되나"라고 말했다. 이상휘 의원도 "아무리 그렇다 해도 동료 의원의 번호를 (무단 공개하나)"라고 했다.
항의가 지속되자 최민희 위원장은 "이 상황에 대해 정리하겠다"며 "동료 의원에게 욕을 보낸 부분은 사과해야 할 부분이다. 사과하세요"라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는 더 거세졌다. 김우영 의원의 문자 공개로 시작된 갈등인데, 야당에게만 제재를 가한다는 뜻에서다.
결국 최 위원장은 오후 3시25분쯤 회의를 정회했다. 박정훈 의원은 김우영 의원에게 "에이, 이 한심한 새끼야"라고 했고, 한민수 민주당 의원이 "박 의원, 그렇게 얘기하면 어떡합니까"라고 했다.
박정훈 의원은 김우영 의원에게 "이 새X야 너 나가"라고 했다. 정회 후 여야 의원들은 서로 일어나 삿대질을 하며 다퉜다. 욕설과 반말이 섞인 고성이 들렸다. 이날의 주요 증인,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유튜버 박정원씨(쯔양)은 의원들이 다투는 모습을 모두 지켜봤다. 현장에서는 '여야가 이진숙 전 위원장을 두고 다툴지 알았는데 뜬금 없는 사안으로 싸웠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박정훈 의원의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9월2일 상임위원회에서 민주당이 방송통신위원회 관련 법을 통과시켰다. 항의하는 차원에서 제가 발언했다"며 "그 발언이 끝나고 나서 김우영 의원이 제게 모욕적인 말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화해를 했으면 좋겠어서 (첫) 문자를 보낸 것이다. 답장을 안 하더니 그 다음날 상임위에서 제 가족(처가) 관련 영상을 틀면서 공격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그래서 제가 '이 찌질한 놈아'라고 (두 번째) 문자를 보낸 것이다. (김 의원은) 저에게 곧장 '찌질한 새끼야'라고 답장을 했다. 그 문자는 지우고 제 문자만 보이게 공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오늘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문제를 제기해서 (김우영 의원이 문자를 공개했다고) 생각한다"며 "김 실장이 이 상임위와 무슨 관련이 있나"라고 했다. 이상휘 의원은 "본질은 국정감사장에서 동료의원의 개인정보가 적힌 (개인적) 문자를 아무런 의미도 없이 자신들의 목적을 위한 수단 삼아 공개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과방위는 오후 4시40분쯤 재개했다. 그러나 최 위원장이 박 의원에게 '퇴장' 조치를 내리면서 다시 여야 갈등이 시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퇴장 조치에 응할 이유가 없다며 버텼고, 이상휘 의원만 항의성 퇴장을 한 채로 국정감사가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