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하 육군참모총장 직무대리(대장)가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하며 후대에 교훈이 남도록 공식적인 역사로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직무대리는 24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육군본부에 대한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군을 동원해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한 내란 행위에 맞서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직무대리는 이재명 정부의 첫 4성 장군 인사를 통해 초대 육군참모총장으로 지명됐다. 하지만 내란 혐의 재판을 받는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전 계엄사령관)이 기소휴직 처리가 되면서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된다. 김 직무대리는 박 총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대로 총장을 맡는다.
김 직무대리는 "12월3일 당시 저는 미사일전략사령관으로서 주요 지휘관들과 함께 화상 화면에 등장했다"며 "입법기관인 국회에 특전사(특수전사령부) 헬기가 착륙하고 무장한 군이 진입하는 믿기 힘든 사태가 벌어졌다"고 했다.
그는 "헌법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에도 무장한 병력이 들어갔다"며 "값진 희생으로 지켜낸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큰 위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위기 앞에서 잘못된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저는 침묵했다"며 "책임 있는 군 장성으로서 국민께 큰 실망과 깊은 상처를 안겨드렸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도 했다.
김 직무대리는 "육군은 12·3 계엄의 내란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오명에 괴로워하고 있다"며 "헌정 질서를 훼손하는 불법 행위에 가담하고 개인의 안위를 앞세웠던 일부 소수의 군 수뇌부와 그에 동조한 인원들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군의 사명을 망각해 12·3 불법 계엄에 동조한 자들과 아직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가담 인원들을 선별해 내겠다"며 "저에게 주어진 권한과 책임 범위 내에서 이들을 적법하게 조치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또 "12·3 불법 계엄에 있었던 사실들을 육군의 공식적인 역사로 철저하게 기록할 것"이라며 "정치적 중립을 유지한 가운데 사실 만을 정확히 기록함으로써 후대에 교훈으로 삼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직무대리가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표현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유감을 표명했다. 비상계엄에 관여한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재판이 아직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은 "불법 비상계엄, 내란 행위라고 하셨다"면서 "(내란 표현은)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관 대신 민중이 재판에 참여해서 형을 정하는 인민재판식 선고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법적 판단이 끝나기 전 계엄을 내란이라고 하는 것을 두고 "과거 공산주의자들이 반공주의자 등 체제 위협 세력에 대하는 방식"이라며 "저도 비상계엄이 올바르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현재) 비상계엄이 불법이라고 명시한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형법 제87조에 대한 법원 판단이 안 내려졌기 때문에 (내란 표현을) 쓰지 말아야 하는 것"이라며 "여러분들이 정치적 중립을 지금도 잘 지켜야 앞으로도 잘 지킨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은 정치인이 아니다"며 "그런 부분을 지켜달라"고도 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도 "참모총장으로 첨단강군으로 도약하는 등의 현안이 시급한데 인사말 절반 가까이를 계엄으로 할애했다"며 "사법적 판단이 끝나지 않았는데 (내란 표현을 쓴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반면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3 계엄은 불법 부당한 것"이라며 "육군참모총장이 계엄사령관이라는 직책을 맡아 군의 명예가 실추됐기 때문에 옳은 지적이라고 본다"고 했다. 박선원·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의 주장에 반발하며 여야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