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北 노동신문 허가 없이 열람 가능…'탈북민'→'북향민' 변경 추진

조성준 기자
2025.12.30 13:14

[the300]북향민 용어 사용에 북한이탈주민 과반 반대 조사 결과…통일부, 설문조사 대표성 부족으로 '참고'만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2025.12.19.

정부가 별도의 절차를 거쳐야만 열람할 수 있었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국민 누구나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도록 일반에 개방했다. 또한 북한이탈주민을 지칭하던 '탈북민' 대신 '북향민(北鄕民)'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다.

김남중 통일부 차관은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통령 업무보고 후속조치를 설명하는 브리핑을 열고 노동신문 공개에 대해 "지난 26일 관계기관과 협의해 노동신문을 일반자료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부터 특수자료 취급기관을 방문하면 별도의 신분 확인이나 신청 절차 없이, 일반 간행물과 동일하게 노동신문을 열람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통일부 북한자료센터, 국립중앙도서관 등 주요 취급기관에서 이용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국가기관이 북한 정보를 독점하면서 그중 일부를 선별해 제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이 북한 정보를 자유롭게 접하고, 성숙한 의식 수준을 바탕으로 북한의 실상을 스스로 비교, 평가, 판단할 수 있도록 북한 정보에 대한 개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통일부는 일반 국민이 북한 정보를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도록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련 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하고 있는 현행 규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통한 사이트 차단 해제 추진하기 위해 국회와 협력할 계획이다.

통일부는 북한이탈주민을 지칭하는 '탈북민'이란 명칭도 북향민으로 변경 사용한다. 탈북민이라는 용어가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 대량 탈북 상황이 반영된 용어이며, '이탈'이라는 부정적 어감 때문에 용어 변경을 그간 논의했다는 통일부의 설명이다.

김 차관은 "기존에 사용했던 탈북민은 부정적 어감과 낙인효과 등으로 변경 논의가 계속해서 제기되어 왔다"며 "이번에 대체용어로 정한 북향민은 연구용역, 전문가 자문 등을 종합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북향민의 사용은 법적 효력을 갖거나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 통일부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우선 사용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민간에서의 사용 확산과 사회적 합의가 성숙할 경우 법률 개정·제도화 과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일부 탈북민 단체는 명칭 변경에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통일부는 지난 9월26일부터 10월5일까지 일반국민과 북한이탈주민 각 1000명씩 2000명을 대상으로 명칭 변경의 필요성과 대체용어 선호도를 조사했다. 통일부가 탈북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명칭 변경에 반대하는 의견이 과반(53.4%)이었다.

통일부는 이 조사 결과를 참고만 한다고 설명했으며, 각 문항별 구체적인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이탈주민 사회 내부에서 조사 과정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오픈링크 방식'이 추가되는 등 조사 도중에 방식이 변경됨으로 인해 조사의 객관성·대표성 측면에서 문제가 발견됐다는 것이 통일부의 설명이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설문 자체가 잘못되거나 북향민 용어로 유도하기 위해 설계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설문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설문을) 설계했다"며 "다만 표본추출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있어 (조사 결과를) 공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탈북민 입국 인원이 급감하는 환경을 감안해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본원과 화천 분소를 통합해 운영할 예정이다. 내년 1월부터는 하나원 교육생에 교육용 스마트폰도 개별지급하며, 면회도 확대 운영해 가족뿐만 아니라 친구나 지인도 만날 수 있도록 확대할 예정이다.

통일부는 2019년 4월 개방, 2024년 폐쇄된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의 재개방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접경지역 주민과의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 내년 2월부터 '접경지역 민관협의체'(가칭)도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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