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윤 프레임'에서 헤매는 장동혁, 양쪽에서 공격받는다

이태성 기자
2026.02.09 16:12

[the300]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동하고 있다. 2026.02.09.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둘러싼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 당 안팎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친한계(친한동훈계)는 윤 전 대통령과 장 대표를 같은 선상에 놓고 비판하고 있고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씨(본명 전유관)는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할 경우 지지를 철회하겠다며 압박하고 나서서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 측은 장 대표 등 당권파를 압박하는 핵심 고리로 윤 전 대통령을 지목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전날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자신의 제명 처분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이 시작한 '김옥균 프로젝트'를 장 대표가 마무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옥균 프로젝트'는 2024년 당시 친윤계가 한 전 대표를 끌어내리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는 의혹을 가리킨다.

한 전 대표가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은 장 대표가 여전히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명확한 선을 긋지 않았다고 보고 있어서다. 전당대회에서 장 대표를 당선시킨 주요 지지 기반이 이른바 '윤 어게인(다시 윤석열)' 세력이었던 만큼 장 대표가 이를 쉽게 부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다.

실제로 장 대표는 지난 2일 의원총회에서 "계엄 옹호나 내란 동조, 부정선거와 같은 '윤 어게인' 세력에 동조한 적이 없다"고 말했는데 이 발언은 장 대표 본인이 아닌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을 통해 전해졌다. 이는 지지층을 고려할 때 장 대표가 공개적으로 '절윤'을 언급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해석이다.

문제는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이 당내 비판 세력뿐 아니라 강성 지지층에서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극우 유튜버인 전한길씨는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두고 장 대표를 상대로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전씨는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윤 전 대통령 외에는 장동혁이든 누구든 국민과 당원들의 뜻을 배신하면 당연히 버린다고 여러 번 말했다"며 "우리는 오직 윤 전 대통령만을 기준으로 삼고 있을 뿐 그 외 누구도 일방적으로 지지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장 대표의 '절윤 선언'이 사실이라면 지지를 거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 전씨는 "박 대변인의 의중이 장 대표의 뜻이라면 약속을 어긴 변절자, 배신자 장동혁이 되는 것 아니냐"며 "지방선거가 다가오니 윤 어게인이 표심에 불리하다고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자는 것인가"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장 대표가 당권파의 핵심 지지층과 비당권 주자 양측의 시선을 동시에 의식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 지방선거 국면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시기와 방식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까지 장 대표는 전씨의 요구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친한계와 윤 어게인 양쪽에서 동시에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수도권 등 접전 지역에서 선거를 준비 중인 지방선거 후보자들 사이에서는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전했다.

다만 장 대표의 사퇴나 재신임 요구가 당장 공식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장 대표는 앞서 재신임·사퇴 요구에 대해 각자의 직을 건 전 당원 투표를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당 안팎에서 비판이 나왔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인사는 없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지방선거까지는 장 대표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며 "한 전 대표 제명 등 장 대표의 행보가 결국 선거 성과로 평가받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5~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47.6%, 국민의힘은 34.9%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3.7%p 상승했고, 국민의힘은 2.1%p 하락하면서 양당 간 격차는 지난주 6.9%p에서 12.7%p로 벌어졌다. 이번 조사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4.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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