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국민의힘 지도부의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실천을 재차 강조하며 서울시장 후보자 공천 추가 모집에 응하지 않았다.
장동혁 지도부와 대척점에 서는 모습으로 선거 국면에서 중도층에 소구할 발판을 마련하기 위함이란 분석이 나오지만, 당내에선 "오 시장이 애초에 선거에 나설 생각이 없었다"라거나 "추후 당권을 노린 계산"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하루 서울시장과 충남지사 후보자 공천 추가 모집을 실시했다. 지난 8일 후보 등록에 나서지 않은 오 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를 위한 조치였다. 김 지사는 "당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뒤로 물러서거나 피하는 것은 제가 걸어온 정치의 길과 맞지 않는다"며 공천 신청을 했다.
오 시장은 반면 이 날도 버텼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6 하이서울지원기업 사업설명회'를 찾은 뒤 기자들을 만나 "오늘(12일) 공천 등록을 못한다"고 말했다. 장동혁 지도부의 인적 변화와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불출마는 아니며 선거엔 참여하겠다"고 했다.
오 시장은 "당이 (절윤) 실행 단계에 들어가는 조짐이 아직까지 반영되지 않는다"며 "장 대표가 윤리위원회의 활동이 더이상 나가지 않는 방향으로 정리하는 것을 봤는데, 그 정도는 노선 전환에 해당된다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인적 변화와 혁신 선대위 조기 출범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지도부에 강조했지만, 그 방향으로 실행하려는 노력이 아직까지 보기 어렵다"고 했다.
오 시장은 전날인 11일에도 SNS(소셜미디어)에 국민의힘 의원들의 '절윤' 결의문에 대해 "선언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국민들이 기다리는 것은 가시적 변화"라며 장동혁 지도부의 실천적 변화를 요구했다. 이에 장 대표는 "결의문을 마지막 입장으로 하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된 모습으로 선거 승리를 위해 노력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선을 그으며 다시 공을 넘겼다.
정치권에선 오 시장이 '후보 등록 버티기'에 나서는 게 일종의 선거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성 이미지의 장동혁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워 중도 성향의 서울 유권자들에 소구하고 본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 측은 최근 여론 조사에서 서울 지역의 무당층 비중이 높다는 것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이와 함께 오 시장이 이미 불출마로 마음을 굳힌 것 아니냐는 관측 역시 제기된다. 서울시장 선거 구도가 오 시장에게 유리하지 않다는 계산에 불출마 명분을 쌓으려 당 지도부를 향해 요구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SNS(소셜미디어)에 "의총 결의로 표시했더니 이제는 또 다른 이유를 들면서 또다시 장 대표를 압박한다"며 "오 시장도 그만 떼 쓰라"고 비판했다. 조광한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오늘도 안 하면) 출마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며 "(불출마) 의사가 좀 더 명확해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오 시장이 당내 '반장동혁' 이미지를 굳혀 지방선거 이후 이뤄질 수 있는 지도부 개편 과정에서 당권을 노리는 것 아니냔 해석도 나온다. 지금부터 장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야 당권 도전의 명분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오 시장의 5선이 확실히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 선거에 나서봤자 시장직과 당권을 모두 잃는 것 아니겠냐"며 "오 시장 나름의 승부수를 던진 것 같지만 결과는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