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日 '팀 미라이' 돌풍, 이준석의 AI 정치실험은 성공할까

민동훈 기자
2026.03.17 05:00

[the300]우리가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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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방선거 유세를 돕는 'AI 선거 사무장 앱' 시연회를 하고 있다. 2026.03.09. kgb@newsis.com /사진=김금보

"기술로 정치를 바꾼다."

일본 정치권에서 주목받고 있는 안노 다카히로 대표가 지난해 '팀 미라이(Team Mirai)'라는 정당을 출범하면서 선언한 말이다. 안노 대표는 1990년생 AI(인공지능) 엔지니어이자 스타트업 창업가, SF 작가다. 세습 정치가 낯설지 않은 일본 정계에서 정치권 밖 개발자의 창당 소식은 큰 화제를 몰고 왔다.

안노의 팀 미라이는 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정치자금 흐름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온라인 플랫폼, 국회 법안을 쉽게 설명하는 AI 서비스, 허위 정보를 검증하는 AI 팩트체커 등을 직접 개발해 활용했다. 유권자의 질문에 24시간 답하는 'AI 안노'는 유권자와 팀 미라이를 이어주는 훌륭한 가교가 됐다. 선거운동 역시 유세차 대신 온라인 방송 중심으로 진행했다.

안노의 실험은 일본 정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로 이어졌다.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팀 미라이는 381만표를 얻어 비례대표 11석을 확보했다. 원내 제6당에 올라선 것이다. 일본 야당 중 지지율 1위라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기술을 앞세운 정치 실험이 실제 의석으로 이어진 셈이다. 팀 미라이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대한민국의 낡은 선거 문법을 완전히 뒤엎겠다."

하버드대 출신 벤처기업 창업가, 30대 제1야당 대표 출신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AI 정치 실험에 나섰다. 후보자의 일정과 동선을 관리해주는 앱(어플리케이션) 'AI 선거 사무장'을 선보였다. 행정안전부의 지역 데이터를 AI가 학습해 유권자를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동선을 추천하고 유세 활동을 히트맵으로 분석해 전략을 짤 수 있도록 돕는다. 챗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을 추가해 선거 후보자와 AI가 실시간 대화도 할 수 있다.

'99만원 공천 패키지'도 내놨다. 공천 신청 절차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선거운동 과정에서 AI 도구를 활용해 비용과 인력을 최소화한다. 선거판의 기존 문법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다. '팀 미라이'처럼 기술로 선거를 바꿔보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정치 실험은 기술을 도입한 선거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한국 정치에서 선거는 조직과 돈이 승패를 좌우한다. 거대 정당은 막대한 인력과 전국적 조직을 기반으로 선거를 치른다. 신생 정당, 군소 정당이 같은 방식으로 대등한 경쟁을 하기 어려운 구조다.

개혁신당의 AI 기술을 선거 전략의 중심에 둔 것은 조직과 자원의 격차를 기술로 보완하기 위함이다. AI는 많은 조직과 경험이 쌓여야 가능한 선거 운영을 데이터와 자동화로 보완할 수 있는 도구다. 작은 정당도 비교적 적은 인력으로 선거 전략을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다.

물론 선거는 여전히 인지도와 정치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기술만으로 조직 정치의 격차를 단숨에 메우기는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대표의 시도가 기존 정치 문법을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이다. 6.3 지방선거에서 AI로 무장한 이준석의 개혁신당이 안노 다카히로의 팀 미라이와 같은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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