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전 국무총리)가 대구에 '기업 특화 미래인재 양성 센터'를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다. 국무총리 시절 추진했던 3년간 총 18만개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를 '대구형 모델'로 바꿔 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9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한 김 후보는 6.3 지방선거를 야구경기에 빗댔다. 그는 "7회 동점 무사 만루에 구원투수로 투입됐다고 생각한다"며 "앞서 등판한 투수들이 불을 지르고 내려간 상황에서 실점 위기를 막지 못하면 대구는 정말 어려워진다"고 했다.
위기의식과 함께 자신감도 내비쳤다. 김 후보는 "나는 직구도 자신 있고 변화구도 자유자재로 뿌리는 백전노장"이라며 "대구의 위기를 확실하게 틀어막고 약속의 8회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핵심은 2030 청년세대 이탈을 어떻게 막느냐다. 방법론을 구체화하는 중이다. 김 후보는 "청년들이 대구엔 갈 데가 없다며 수도권으로 올라간다"며 "경북도청과 경북대 인근 부지에 800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 글로벌 청년창업·문화융합 특구'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근본적 전환점이 될 일자리 창출 계획도 세웠다. 총리 시절 구축한 글로벌 대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 특구 내에 '기업 특화 미래인재 양성 센터'를 유치하겠다고 했다. 과거 정부 차원에서 추진한 '청년희망ON' 프로젝트의 대구형 모델이다.
청년희망ON은 삼성·LG·SK·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이 참여, 3년간 약 18만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내용이다. 이걸 대구에 짓겠다는 거다. 그는 "이곳에서 교육받은 청년들에게 해당 기업 채용 시 가점 및 우선 채용 쿼터를 보장받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대구가 직면한 위기의 근본적 원인에 대해 "30년 간 보수진영에 기대면서 발생한 '정치적 독점'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열심히 하지 않아도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니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며 "그 결과 도시가 활력을 잃고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외지로 떠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시민들이 회초리를 들어야 보수도 건강해지고 대구도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4선 국회의원, 행정안전부 장관,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입법과 행정을 두루 아우르는 풍부한 국정 경험을 쌓은 정치인이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수성 갑)되는 등 오랜 기간 지역주의 타파와 통합의 정치를 실천한 인물이기도 하다.
김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남은 임기 4년과 대구시장 임기 4년은 같이 간다"며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이 '싸움꾼'인지 정부 여당과 교감하는 '일꾼' 시장인지는 너무 자명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민군 통합 공항 이전과 같은 대규모 예산 사업이나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AI(인공지능) 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선도도시' 조성을 위해선 정권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교감이 필수적"이라며 힘 있는 여당 시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역 최대 현안인 대구·경북(TK) 행정통합에 대해선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맞설 강력한 경제공동체를 만드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취임과 동시에 경북도지사와 '행정통합위원회'를 구성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시·도민에게 통합의 청사진과 실익을 투명하게 설명하며 교통 인프라도 구축하는 등 계획을 세우고 동의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위기에 빠진 지역 경제를 살릴 '대구 산업 대전환'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대구가 강점을 가진 기계·금속·자동차부품·섬유 등의 전통 제조업에 인공지능을 입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첨단기술이 융합된 메디시티·AI 로봇 수도·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 등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의 정치 철학이 잘 녹아있는 대구의 상징적 장소로는 '수성 알파시티'를 꼽았다. 해당 지역의 국회의원 시절 국가 스마트시티 실증사업 선정과 국무총리 시절에는 디지털·소프트웨어 산업의 정부 지원 확대를 이끌어냈다고 자부했다. 대구를 스스로 성장하는 자생적인 도시로 만들겠다는 그의 오랜 목표와 노력이 담겼다는 설명이다.
김 후보는 정치 인생의 결정적 장면으로 고(故) 제정구 전 의원의 운명(殞命)을 꼽았다. 사회운동가 출신인 제 전 의원은 그를 온건파 정치인으로 이끈 스승이기도 하다. 김 후보는 "'모순과 대립을 통한 발전은 불가능하며 화해·상생·통합의 정치만이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제 전 의원의 유훈이 '정치인 김부겸'의 철학적 뿌리"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에 대해선 "대구에선 큰일을 치르기 전 지역의 어른을 먼저 찾아뵙는 것이 예의이자 문화"라며 "종교계 지도자와 전직 시장들을 찾아뵙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