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관련해 조국혁신당과의 연대보다 전 지역 공천이 우선이라는 기존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험지 출마를 예고한 조국 혁신당 대표의 출마지에도 후보를 낼 수 있단 의미로 연대 논의를 앞둔 양당의 신경전이 점차 거세질 전망이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해민 혁신당 사무총장과의 회동과 관련한 물음에 "비공개 만남을 갖기로 한 것은 맞지만 선거 등과 관련한 특정 의제를 설정한 만남은 아니다"라며 "각 당의 상황과 고민을 공유하는 차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듭 얘기했지만 선거는 민주당의 스케줄(일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강조했다.
앞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전남 담양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후보는 전 지역에서 다 출마한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는 한 곳도 빼지 않고 전 지역을 공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귀책 사유로 재·보궐 선거가 열리는 곳에 민주당이 후보를 내서는 안 된다는 조 대표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절한 것이다.
민주당의 이같은 움직임은 혁신당과의 선거 연대 논의를 앞두고 '주도권 강화'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2월 양당은 합당 논의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고 지방선거에서 공동으로 승리할 수 있는 연대 방안을 찾기로 합의한 바 있다. 혁신당은 '국민의힘 제로(0) 연합 추진준비위원회'를 당내에 설치하는 등 연대 논의에 마중물을 부었지만 민주당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 역시 지방선거 압승을 위해 혁신당과의 교통정리는 필수적이다. 보수세가 강한 영남권 선거의 경우 국민의힘 후보와 양강 구도를 가져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혁신당을 비롯한 범진보 진영 후보가 출마할 경우 표가 분산돼 선거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실제 김상욱 민주당 후보가 나서는 울산시장 선거의 경우 혁신당과 진보당 예비후보가 출마 선언을 한 상태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는 것은 혁신당이 과도한 지분을 요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혁신당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호남 기초의회·단체장 선거에서의 양보 요구를 가장 경계한다고 전해진다. 정 대표가 민주당이 혁신당에 처음으로 패배한 담양(지난해 4월 담양군수 재·보궐선거)에서 조 대표 요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는 점 역시 이런 해석에 힘을 싣는다.
현재 혁신당은 조 대표의 원내 복귀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조 대표 의원직 박탈 직후 당의 입지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연대 없이는 선거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는 혁신당 상황에 조 대표의 출마 선택지도 점차 줄고 있다. 조 대표는 호남 등 비교적 손쉬운 지역에 출마할 것이란 전망을 일축하고 "국민의힘 의석이 한 석이라도 더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잡으러 가겠다는 것이 대원칙"이라고 한 바 있다.
조 대표가 험지를 택할 경우 고향인 부산에서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으나 민주당이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영입에 힘을 쏟으면서 이마저도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또 다른 험지인 울산 남구(김상욱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 지역구)의 경우도 민주당이 신규 인재 영입을 예고해 출마가 어려운 상황이다. 경기 평택을의 경우 진보당이 출마 의사를 밝힌 곳이다.
이에 조 대표의 출마지는 추미애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지역구인 경기 하남갑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남갑은 보수세가 강한 곳으로 제22대 국회 최다선(6선)인 추 후보조차 2024년 총선에서 약 1000표 차 신승을 거둔 곳이다. 조 대표의 하남갑 출마는 민주당도 내심 바라던 시나리오라고 전해진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조 대표의 출마지에도 후보를 낼 계획이냐는 질문에 "(조 대표가) 일단 발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울산 남구 재·보궐 선거와 관련해서는 "울산 출신의 유능한 새 인물을 발굴해 현재 접촉 중"이라며 "조만간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