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간의 인도 순방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베트남을 찾아 한국 기업의 원전(원자력 발전)·인프라 분야 베트남 국책사업 수주를 위한 활로를 연다. 연평균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10% 이상을 목표로 하는 고성장 신흥국 베트남과의 경제협력을 한층 강화해 경제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이 대통령은 21~24일(현지시간)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베트남 서열 1위인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정상회담 등 일정을 소화한다. 오는 23일 오후에는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양국 재계 인사들과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2045년까지 고소득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는 베트남의 '국가 개조 전략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를 지원할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베트남 경제 성장의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남 신도시 △쟈빈 신공항 등 국책 인프라 사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호혜적 협력 의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원전도 대표적인 경제협력 분야로 꼽힌다. 베트남 정부는 닌투언 지역에 원전 단지 2곳(총 4기)을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총 사업비 규모는 약 200억~250억 달러(약 29조~37조원)에 달한다. 첫 번째 원전 단지는 러시아가 따냈으나 두 번째 사업은 한국의 수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K(케이)-의약품의 베트남 수출은 연간 1000억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양국 정부 간 열처리 가금육 검역협상 타결을 통해 110억달러(약 16조원)의 베트남 육류시장 진출의 토대도 마련된다. 양국 정상은 2030년까지 교역 규모를 1500억 달러(약 220조원)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합의도 재확인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국빈 방한한 럼 서기장과의 정상회담에서 교역 확대에 합의했다.
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베트남 5개년 사회경제발전계획'의 핵심 파트너로서 한국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베트남은 지난해부터 2026~2030년 연평균 GDP 성장률 10% 달성을 목표로 걸고 부처 및 국영기업, 지방기관 등과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베트남 국가 개조 전략 사업의 세부 계획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국제무대에서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질서의 회복을 강조하며 중동·인도 등 고성장 신흥국들과 경제협력에 힘쓰고 있다. 미중 패권경쟁과 지정학적 리스크(위험)이 일상화되는 상황 속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선 고성장 신흥국과 협력이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올해 초 한국무역협회가 인용한 'United Overseas Bank'(UOB)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 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7%에서 7.5%로 상향 조정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 19일 국빈 방문했던 인도의 올해 GDP 성장률 역시 IMF(국제통화기금) 기준 6.4%로 전망됐다.
이왕휘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1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중국이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두루 갖추기 시작하면서 다른 시장을 찾아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며 "다변화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가 베트남이고 그 다음이 인도인데 한국 경제에 가장 중요한 두 국가를 이 대통령이 잇달아 방문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