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첫 참가…혈맹 과시에 "푸틴 사의 표명"

정한결 기자
2026.05.10 10:34

[the300]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5월 9일 위대한 조국전쟁승리 81돌(주년)경축 열병식이 진행됐다"며 "조선인민군 육해공군 혼성종대가 모스크바 승리 열병식에 참가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인민군이 러시아 전승절 81주년 기념 열병식에 처음으로 참여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북러 밀착 관계를 과시했다.

북한의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0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9일 위대한 조국전쟁승리 81돐(주년) 경축 열병식이 진행됐다"며 "조선인민군 육해공군혼성종대가 모스크바승리열병식에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북한군은 러시아의 초청에 따라 이번 열병식에 참여했다. 최영훈 육군 대좌가 육해공군혼성종대를 이끌고 붉은광장을 행진했으며, 열병식이 끝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휘관을 만나 사의를 표했다.

러시아 관영매체인 타스통신은 북한 군인들이 사상 처음으로 러시아 열병식에 참여한 점을 강조하며 관련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에는 정복을 입은 채 총을 들고 행진하는 북한군의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인공기와 '조국의 무궁한 번영' 등의 문구가 한국말로 적힌 깃발을 든 채 열을 맞춰 걸었다. 관람석에서는 신홍철 주러 북한 대사 등 북한 측 인사들이 러시아 측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박수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열병식 참가 소식을 1, 2면에 실었다. 신문은 "노래 '정의의 싸움'이 주악되는 가운데 로씨야(러시아) 국기와 승리의 기발이 광장에 등장했다"며 푸틴 대통령이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오늘 로씨야 인민은 조국에 대한 자긍심과 사랑의 감정, 조국의 이익과 미래를 수호해야 한다는 공동의 의무감을 새기면서 위대한 전승세대에 대한 후손들의 진심 어린 감사의 정을 안고 전승절을 경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옛 소련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에 승리를 거둔 1945년 5월 9일을 매년 전승절로 기념한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등 대표단 5명을 파견했지만 군부대가 열병식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다.

올해 들어 양측 관계가 사실상 혈맹 단계로 격상하면서 북한이 열병식 참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24년 6월 러시아와 사실상 군사 동맹에 해당하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맺고 같은 해 10월부터 러시아 쿠르스크에 병력을 파견했다. 이후 러시아 우방국인 벨라루스와도 손을 잡는 등 '북·러·벨' 삼각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최근엔 중장기적인 군사협력에 대한 논의도 시작됐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달 말 방북해 "러시아는 북한과 군사 협력을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토대 위에 두기로 합의했다"며 "올해 안에 2027~2031년 북러 군사 협력 계획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북러간 5년 단위의 중장기적 군사협력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와 중장기적 협력을 맺은 인도·벨라루스 사례를 보면, 북러간 무기 판매·기술 이전·공동 생산·합동군사훈련 정례화·부품 공급망 구축 등도 가능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러시아 전승절을 맞아 푸틴 대통령에 보낸 축사에서도 "조러 국가 간 조약의 의무 이행에 언제나 책임적일 것임을 다시금 확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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