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노동조합의 파업 강행에 대비해 생산량 조절 등 본격적인 대응 체제에 돌입하면서 정치권에서도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긴급조정권으로 국가 경제의 엔진이 멈추는 걸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해선 안 된다고 전제하면서도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노사가 원만하게 대화로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신중론을 유지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SNS(소셜미디어)에 "이재명 정부는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과 국민경제를 지키기 위해 삼성전자 파업 문제에 대한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라"고 썼다. 송 원내대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개별 기업의 노사 갈등으로만 보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며 "삼성전자는 약 500만명의 개인주주가 희망을 걸고 있는 국민기업이고 대한민국 수출의 큰 축을 담당하는 국가경제의 엔진이자,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기업"이라고 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생산 라인이 멈추면 하루 수천억원의 직접 손실을 넘어 협력업체와 부품업계, 수출, 납기 신뢰, 글로벌 고객사와의 관계, 국가전략산업 경쟁력 전체로 충격이 번진다"며 "정부는 지금 즉각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긴급조정은 노동권을 부정하는 수단이 아니다"라며 "국가경제 전체에 중대한 충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노사 충돌을 잠시 멈추고 다시 책임 있는 조정과 협상의 공간을 여는 제도적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여권에서도 정부의 2차 사후 조정 결렬로 노조가 대화를 거부하고 파업 강행 의지를 꺾지 않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다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정부가 마지막 수단인 긴급조정권 발동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정부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법적 검토는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긴급조정권은 도입 후 딱 네 번 발동됐는데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크게 제약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파업에 다다를 경우 우리 경제는 다시 한번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다"면서도 "노사 간에 타협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여권에선 노동 존중 사회'를 국정목표로 삼아 노동 3권 보장을 강조하는 정부여당으로선 긴급조정권 발동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한 의원은 "오는 21일까지 협상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지금 (긴급조정권을) 검토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반도체 사업장이 멈출 경우 (삼성은 물론 국가 경제에) 막대한 피해손실이 발생하므로 종합적인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