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시계가 빨리 돌아간다. 당권 주자들의 수싸움도 본격화한다. 이번 주 대표직 사퇴가 유력한 정청래 대표가 연임 도전에 나서는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송영길 전 대표는 각각 중국·미국으로 출국한다. 8월 17일 예정 전당대회 대진표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은 오는 26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를 구성하고 사실상 차기 당권 경쟁모드에 돌입한다. 이번 주가 전당대회의 판세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 대표는 오는 24일 최고위원회의를 전후로 대표직을 사퇴하고 연임 도전 여부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이재명 대통령) 중심의 거센 불출마 압박에도 불구하고 정면 돌파를 선택할지가 최대 관건이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정 대표는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이다. 그는 전날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서 전남 해남군 미황사를 방문한 소회를 밝히며 "힘들 때마다 어려울 때마다 힘내시기를 바란다"며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을 인용했다. 지난 주말 당권 도전 취약 지역인 전북 전주와 군산 등 호남을 이틀 동안 방문, 지역 민심에 공을 들인 만큼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긴장 관계가 지속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정 대표는 대통령의 유럽 순방 환송식에 불참한 데 이어 '정권은 짧다' '당의 주인은 당원' 등 의미심장한 발언을 이어왔다. 비록 그가 지난주 순방에서 귀국한 이 대통령에게 '90도 인사'를 하며 몸을 낮췄지만 당 안팎에선 이를 정치적 의도로 읽으며 '명청 갈등'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이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원수 싸우듯 하지 말라"며 당에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정 대표의 향후 행보가 당분간 당청 관계의 향방을 가를 뇌관이 될 전망이다.
김 총리는 오는 22일 중국 다롄에서 개막하는 하계 다보스포럼 참석을 끝으로 총리로서의 마지막 공식 외교 일정을 마무리한다. 그는 최근 전남 나주와 보성 그리고 전북 군산 등 호남 지역을 연이어 방문하며 차기 당권을 향한 몸풀기에 나섰다.
현 지도부를 향한 견제구로 해석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이날 지방선거 당선자 워크숍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회의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또 "이제 정권이 4년 남았는데 대통령과 정부가 흔들리면 무슨 일을 하겠는가"라며 "대통령 중심으로 당정이 완벽히 하나가 되고 개혁 DNA도 확고히 다져야 한다"며 자신이 당에 복귀해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또 다른 주자인 송영길 전 대표는 오는 23일 미국 워싱턴DC 출국길에 오른다. 그는 미국의 한인 유권자 단체인 '미주민주참여포럼'이 개최하는 '한반도 평화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미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등을 만난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외교부 장관 입각설의 명분을 쌓는 행보로도 읽힌다.
그러나 송 전 대표가 당권 도전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당권구도의 판세는 불확실한 상태다. 송 전 대표는 이날 kbc광주방송 인터뷰에서 "지금 당이 만약 무너지면 대통령의 레임덕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정청래 지도부가 이를 부정하고 정면으로 대통령과 싸우겠다며 출마하려 하는데 이를 정리하지 못하면 집권당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했다. 이어 "완전히 국정 동력을 상실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자신의) 장관 자리가 문제가 아니라 전당대회에 집중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
특히 송 전 대표와 김민석 총리 간의 '비당권파 연대설'이 꾸준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두 사람의 연대가 성사된다면 이번 전당대회는 '당권파 대 비당권파'의 양자 구도로 좁혀질 가능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