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 국회의장이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 중재에 나섰지만 여야는 또다시 접점을 찾지 못했다. 조 의장은 오는 17일 제헌절 전까지 원 구성을 마무리하라고 주문했지만, 국민의힘은 협상 지속에 회의적이라는 입장을 보였고 더불어민주당은 원 구성 지연이 계속될 경우 추가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압박했다.
조 의장은 14일 오후 국회 의장실에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지도부와 비공개 회동을 했다.
정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 주재 여야 2+2 회담을 했지만 결국 저희들은 굉장히 벽을 보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느낀다"며 "차라리 이럴 거면 국회법을 바꿔 다수당이 18개 상임위를 모두 가져가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렇지 않다면 다음 23대 국회부터 적용하도록 제1당이 국회의장을 가져가면 제2당이 그다음 상임위원장을 선택하고, 그렇게 순차적으로 상임위원장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를 법제화하자는 이야기도 했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 배분 방식 법제화 제안을 민주당이 수용하면 법사위원장직 요구를 접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향후 협상 전망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 원내대표는 "지금 이후로 과연 협상을 더 계속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추후 협상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이라며 "협상을 더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굉장히 고민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특검법 등 원내 현안 대응과 관련해서는 "저희가 합류해 국민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시점에 원 구성 협상이 지지부진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견제와 균형이 무너진 상황에서 법사위에 들어간들 무슨 다른 방법이 있겠느냐"며 "일방적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강행 처리하겠다고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있다"고 말했다.
한 원내대표도 최종 합의가 불발됐다고 밝혔다. 한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의장께서 회동을 소집한 것은 17일 제헌절까지 원 구성을 마무리해달라는 강력한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제헌절을 맞아 국민께 국회가 정상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까지 협의가 안 됐고, 쟁점은 특검 추천 방식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와 상임위 배분 문제"라며 "두 가지 쟁점을 두고 의견을 좁히지 못했고 오늘도 최종 합의는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한 원내대표는 정 원내대표의 상임위원장 배분 방식 법제화 제안에 대해서는 "툭 던지는 말이었지, 의미 있는 토론과 협의는 아니었다"며 "일방적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은 원 구성 협상이 더 길어질 경우 추가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한 원내대표는 "40일, 50일이 다 돼 간다. 수십 번 만났고 정말 많은 논의를 했다"며 "이렇게 원 구성 협상이 안 되면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국민"이라고 했다.
이어 "처리할 법안이 산적해 있고, 하루하루 갈수록 민생 관련 현안과 국정 현안들이 밀려오는데 전혀 못 하고 있다"며 "계속 시간을 끌고 원 구성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원내대표는 "국민과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또 다른 결단을 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했다.
의장실측은 제헌절 전 원 구성 완료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의장실 관계자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원 구성이 한 차례 됐는데 그 이후 목요일 일정을 보면 7월 2일, 7월 9일, 7월 16일"이라며 "사실상 세 번을 기다려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헌절을 앞두고 있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것"이라며 "오늘, 내일이라도 결론을 내라는 것이고 협상 내용을 지켜보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제헌절 전에 원 구성이 안 되면 다음 주 본회의 일정들을 고민할 수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