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이 중요한 과제"라며 "주가누르기 방지법 등 입법에 속도를 내 달라"고 당부했다. 주가누르기 방지법이란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된 상장사의 대주주에 대한 상속·증여세 과세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한국 증시의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 지수 편입 불발 원인을 점검하는 한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보완책을 신속하게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2026 하반기 부처 업무보고'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이 대통령은 △재정경제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 △국가데이터처 △금융위원회 △기획예산처 등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취임 후 두 번째 업무보고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 자산 배분에서 부동산 비중이 여전히 크다. 원시적"이라며 "가용 자원이 부동산에 묶여 자원 배분에서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이번에 안 됐지만 지수 편입은 (주식) 수요가 국제적으로 안정화되는데 도움이 되지 않나"라며 "왜 안 되고 있나"라고 물었다. MSCI 선진 지수는 선진시장의 대표적인 상장 종목을 모아 산출한 글로벌 주가지수다.
구 부총리는 "잘 안 되는 게 아니라 우리는 우리의 속도가 있다"며 "외환시장 리스크(위험)도 있다. (MSCI 측은) 원화를 24시간, 하고 싶은 대로 계좌를 만들어 (거래가 가능하게) 해달라고 한다. 우리 시장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노출됐을 때 역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금융당국 관계자들에게 "ETF 때문에 시끄럽죠"라며 "보완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하도록 하라"고 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최근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되며 F4(재정경제부·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회의에서 대책 논의 중이다.
이날 이 대통령은 포용금융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빚을 탕감해 주는 것에 대해 가혹하리만큼 엄격하다"며 "5년, 10년 된 장기 연체 채무를 정리하는 것은 서구사회에서는 기본적인 일이다. (연체 기간이) 장기가 아니더라도 (채무자가) 갚을 능력이 없다면 파산하고 면책하고 다시 출발하도록 해주는 게 사회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으로 필요한 일인데 '그럼 누가 성실하게 빚을 갚겠냐'며 (일각에서) 무책임한 선동을 한다"며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 비난이나 선동 때문에 할 일을 안 해버리면 사회가 어떻게 되나. (이억원) 금융위원장께서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를 시작하며 "남아있는 3년11개월이 더 중요하다"며 "국정기획 목표에 부합하게 장기적으로 정책 집행 및 준비를 잘 해야겠고 기존에 우리 안에 있던 문제들을 시정하는 일도 잘 해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