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을 아직 제청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에 대한 동조와 불법 대선 개입 등도 사유로 들었다.
송 후보는 5일 서울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 대법관의 퇴임(3월3일)에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1월21일 4명을 추천했다. 대법원장은 추천받은 뒤 2주 이내에 제청하는데 조 대법원장은 반년이 지난 오늘까지 단 한 명도 제청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 후보는 "헌정사에 전례가 없는 일이다. 대법관 한 명이 한 달에 처리하는 사건은 평균 382건으로 지난 5개월 동안 수천 건의 재판이 지연되고 있다"며 "9월7일 이홍구 대법관마저 퇴임하면 공석은 두 자리가 된다"고 지적했다.
송 후보는 "헌법상 제청은 대법원장의 권한이기 이전에 의무다. 의무의 거부는 명백한 직무 유기"라며 "선례도 분명하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월 최상목 전 대통령 권한대행(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가 선출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를 임명하지 않은 것을 두고 국회 권한을 침해한 위헌·위법 행위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송 후보는 "조 대법원장은 계엄의 밤에 침묵하고 동조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무너질 뻔했던 그 밤 조 대법원장은 뭐 하고 있었나"라며 "조 대법원장의 다음 날 첫 마디는 '계엄이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 지켜봐야 한다'였다. 위헌 선언이 아닌 절차 타령이었던 것"이라고 했다.
송 후보는 "사법부가 계엄의 위헌성을 공식 언급한 것은 계엄으로부터 8일이 지난 뒤였다. 8일 동안 판단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일부러 하지 않은 것"이라며 "계엄의 위법을 지적하는 대신 계엄 이후의 사법부를 계산하고 있었던 것인데 그 침묵이 곧 동조"라고 주장했다.
송 후보는 "또한 조 대법원장은 불법적으로 대선에 개입했다. 2025년 3월26일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은 4월22일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더니 단 9일 만에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며 "통상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는 상고심을, 하필 대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 헌정사에 유례없던 속도로 해치운 것"이라고 했다.
송 후보는 "목적은 유력 주자였던 이 대통령의 낙마 단 하나였다"라며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법복 입은 사람들이 바꾸려 한, 사법의 이름을 빌린 선거 개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표로 심판했다. 이 대통령이 탄생했다고 그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조 대법원장은 법복을 입을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송 후보는 "이 세 가지를 관통하는 본질은 사법권력의 헌정질서 유린이다. 그래서 조 대법원장 탄핵은 불가피하다"며 "저 송영길이 조 대법원장 탄핵을 추진하고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했다.
송 후보는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탄핵 소추 시점을 언제로 계획하고 있느냔 물음에 "당 대표가 되면 당론으로 결정해서 바로 추진할 것"이라며 "의원총회 찬반 의견을 수렴한 뒤 곧바로 조 대법원장 직무를 정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제청하지 않는 이유와 관련한 물음에는 "(조 대법원장이) 자기 말을 잘 따르는 사법부를 만들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