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두고 여야 모두에서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세제와 공급대책 양쪽에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국민의힘 측은 실효성이 전혀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는 등 온도차를 보였다.
민주당은 13일 국회에서 정부의 부동산대책과 관련, 2시간 넘게 의원총회를 진행했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12명의 의원이 자유발언을 했는데 세제든 공급안이든 보완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주류였다"고 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정부안 자체를 완전히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현안에 대해 충분히 현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부안에 대해 이견이 있는 톤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견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개별 의원의 반응에선 공식 입장 이상의 우려가 읽힌다. 전현희 의원은 "대부분 1가구 1주택 비거주자들을 보호해줘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고 했다. 김영배 의원은 "1가구 2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 문제를 포함해 보유세를 늘리고 양도세는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했다.
김남희 의원 역시 SNS(소셜미디어)에 "개인적으로 보유세는 금액을 기준으로 해 약간 올리고 양도세는 일시적으로라도 낮춰서 부동산 거래를 좀더 활성화하고 실제 부동산이 필요한 사람이 보유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성이 맞다고 본다"고 적었다.
실효성 있는 공급대책을 위해 당 차원의 숙의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 원내대변인은 "정부 발표안을 중심으로 하되 청년 2030세대가 우려하지 않을 수 있는, 실질적으로 국민 주거안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공급대책을 충실하게 숙의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부동산 정책은 뜨거운 감자다. 서울지역 의원들과 시의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부동산 정책대응 간담회를 열었다.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허가권을 자치구에 이양하는 등 실질적인 방안도 제안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남근 의원은 "서울시 주거난과 전월세난에 오세훈 시장의 책임이 크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자신의 정치적 치적 쌓기에 너무 몰입하다 보니 공급과 밀접한 부분에 행정력이 집중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이날 발표된 정부의 대책에 대해 협조의 뜻을 밝히면서도 사전협의가 충분치 않았던 점에는 유감을 표했다. 오 시장은 본인의 SNS를 통해 "서울시가 요청한 사항이 일부 반영된 데 대해선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시와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유감"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실거주 집착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임대차시장 불안과 전월세 대란을 해소하는 첫걸음"이라며 "현실에서는 다양한 사정이 존재하는 만큼 실거주 예외사유를 일일이 규정하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예외조항을 덧붙이는 식의 누더기 처방으로는 시장의 혼란만 키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방침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은 "현재 서울시가 계획 중인 정비사업만 정상적으로 진행돼도 2031년까지 31만가구의 주택이 공급될 수 있다"며 "미래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녹지부터 훼손하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비판수위를 더 높였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수도권에 23만가구를 추가 공급하겠다며 그린벨트 해제와 신규택지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구체적인 입지가 발표된 것은 고작 2만7000가구뿐"이라며 "나머지 7만3000가구 이상은 구체적 지역조차 제시하지 못한 채 '숫자 띄우기'로 시장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정권 임기 내 입주물량은 '제로'(zero)라는 고백과 다름없다"며 "3기 신도시 조기 착공을 공언했으나 토지보상과 기반시설 조성이 지연되는 현실은 철저히 외면했다. 숫자만 바꿔 재탕한 숫자 뻥튀기 재탕, 무책임의 극치"라고 썼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수도권에 23만가구를 공급하겠다며 장밋빛 숫자를 늘어놓았지만 정작 시장이 가장 간절히 원하는 서울 도심공급은 강서구 염창공원 부지 1000가구가 전부"라며 "실효성 없는 맹탕 대책"이라고 했다. 이어 "뚜껑을 열어본 실체는 시장이 진정 원하는 서울 도심공급은 철저히 외면한 채 국민에게 빚을 내서 버티라고 부추기는 기만적인 '대출 권장책'"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