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4시간여의 공방 끝에 종료됐지만 후폭풍이 이어진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청문회에서 중대한 결격사유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사실상 임명수순에 들어갔으나 국민의힘은 지명철회를 요구했다. 진보성향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의 부적격 판단과 임명반대 여론조사까지 나오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최종 결정이 주목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어 식품의약품안전처 로비의혹과 가족의 사회적협동조합 특혜의혹,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문제 등을 검증했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을 적극 반박했다. 특히 식약처 로비의혹과 관련해 자신이 전달한 것은 임상시험 승인 자체에 대한 청탁이 아니라 절차가 공정하게 진행되는지 살펴봐 달라는 민원이었다고 주장했다. 식약처 승인과정에는 관여한 사실이 없고 검찰 역시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고 판단했다는 게 김 후보자의 설명이다.
민주당은 이날 김 후보자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승원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소명을 듣고 정책과 역량을 검증하는 자리가 아닌 고성과 삿대질이 오가는 정쟁의 무대가 돼버렸다"며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를 정쟁의 무대로 만들지 마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법무행정을 이끌 적임자임을 확인했다"며 "직무수행을 가로막을 중대한 결격사유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 등도 김 후보자의 장관직 수행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반대하더라도 빠르면 추석 전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추진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청와대가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정권이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공세수위를 높였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를 "역대 최악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라고 규정하고 지명철회를 요구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SNS(소셜미디어)에 쓴 글을 통해 임명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라디오방송에서 "오빠 독약 로비스트를 정의부의 수장으로 뻔뻔하게 임명하는 정권이 3년 더 갈 수 있겠나"라며 "(이 대통령이) 임기를 못 마친다고 단언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이 청문회 증인출석을 거부하면서 오히려 역효과가 난 것"이라며 "아무런 의혹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에 임명시 결국 정부·여당에 부담이 되고 야당에는 투쟁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를 연결해 장외투쟁에 나서는 등 정부·여당을 더욱 압박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민사회의 판단도 변수로 떠올랐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고 김 후보자가 장관자격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며 부적격 입장을 밝혔다. 음주운전 전력과 자녀 위장전입, 식약처 관련 청탁의혹 등을 사유로 들었다. 여론조사에서도 임명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4~15일 실시한 조사에서 '김 후보자 임명반대'는 52.1%로 집계됐다.
야당뿐 아니라 시민단체에서도 부적격 의견이 나온 데다 여론도 부정적이어서 여권으로선 인사강행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18일 개최하는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자를 포함, 2기 내각 인선과 관련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