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의 피고인들이 헌재가 통합진보당을 위헌정당으로 결정한 것을 근거로 사이버 심리전단의 활동의 정당성을 주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비방글'은 해산 결정된 정당의 당시 이정희 후보자를 낙선시키기 위한 국정원의 대응 활동이라서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라는 취지다.
그러나 지난 9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한 서울고법 형사6부(김상환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헌재의 해산결정이 있기 전까지는 정당의 합헌성이 추정된다"며 "해산결정이 있기 전의 공박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통진당은 2012년 4월 총선에서 약 10%의 정당 지지율을 기록했고 13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했다. 2012년 12월의 대선에서는 정치권의 선거쟁점으로 부상했던 야권연대의 한 축을 담당하는 등 당시의 정치 및 선거 국면에서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당이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러한 정당을 사법부의 판단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국정원의 잠정적인 판단에 따라 종북정당으로 규정하고 정당이나 소속 후보자를 공격 비방할 수 있다면 이는 정당설립 및 활동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과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엄격히 금지한 국정원법에도 어긋난다"고 못박았다.
아울러 "(이 후보에 대한 비방은)북한과 통진당의 위법한 관련성에 대한 언급이나 근거 제시도 없이 이루어졌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19일 헌재는 재판관 8대 1의견으로 "통진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며 통진당 해산 명령과 함께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을 박탈하는 결정을 했다. 국정원의 비방글은 이보다 훨씬 앞선 2012년 18대 대선을 전후로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한편, 1심은 원 전 원장의 국정원법 위반 혐의는 유죄, 공직선거법 위반 무죄로 보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유죄로 보고 원 전 원장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원 전 원장이 특정 후보자를 위해 활동을 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