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경찰도 안 무섭다"는 요즘 온라인 사기꾼들

김유진 기자
2015.05.20 06:07
사회부 김유진 기자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전제품을 구매하고 100만원을 무통장 입금했지만 제품을 받지 못한 A씨. 화가 나 경찰서를 찾아가 사기꾼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에 신고할 것"이라고 통보하고 끊었다.

그런데 갑자기 사기꾼이 다시 전화를 걸어오기 시작했다. A씨가 전화를 받지 않자 그는 해당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A씨를 바꿔달라"고 요구한 뒤 "사기 아니니 좀 기다려라"고 말했다.

그러나 며칠 뒤, 또 한 번 믿었거늘 사기꾼은 역시나 잠적했다. A씨는 그제야 사건을 경찰에 접수했다. 경찰서에 확인해 본 결과 같은 사건 고소장이 여러 건 쌓여있었다. 그는 "이렇게 하루 이틀 시간을 번 뒤 돈을 빼돌리려 한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온라인 사기꾼들이 점점 대범해지고 있다. 피해자들의 연락을 일일이 다 받으며 시간을 끄는 것은 물론, "경찰도 안 두렵다"는 식으로 나온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설명이다.

이들이 이렇게 대범해진 이유는 뭘까. 소비자 단체들은 사기범들이 '잡혀도 감옥 다녀오면 된다'는 식의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이유라고 보고 있었다.

범죄수익은 받는 즉시 인출해 다른 곳에 챙겨두고 검거되면 길지 않은 징역생활을 하고 오면 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또 민사소송으로 갈 경우 피해자가 이겨도 사기범에게 재산이 없다면 피해금액을 환수할 방법이 없다.

이를 악용해 심지어 일부 사기범들은 가진 것 없는 '바지사장'을 대표로 내세운 뒤 붙잡히면 징역을 살게 하고 민사소송에서 패해 진 빚에 대해서는 파산신청을 해 버려 없애는 전략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사기범죄는 꾸준히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인터넷을 이용한 사기범죄 검거 건수는 2011년 3만2803건에서 2012년 3만3093건, 2013년 3만9282건, 2014년 4만657건으로 3년 만에 약 23% 늘어났다.

그러므로 결국은 '당하지 않는 것'이 최선책이다. 전문가들은 "절대 돈 조금 아끼려고 거래 안전성을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가전제품 사기, 휴대폰 페이백 사기 등 온라인 물품판매 사기는 대부분 10만원 미만의 적은 돈을 아끼려다 이런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에 덧붙여 거래가 좀 이상하다 싶으면 꼭 사이버경찰청 홈페이지 등에서 앞서 비슷한 사기수법이 있었는지 찾아보라고 당부했다. 온라인 사기는 정말 특이한 경우가 아닌 이상 이미 나왔던 수법이 돌고 돌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기당하는 건 내 일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탐욕이 많은 사람, 세상을 모르는 사람, 세상을 너무 잘 아는 사람 모두 우리를 다 만날 수 있다." 영화 '범죄의 재구성' 박신양의 마지막 대사가 준 교훈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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