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견상 기자회견의 형식을 갖췄더라도 공동의 의견을 대외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일정한 장소에 모였다면 옥외집회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미신고 옥외집회를 주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국언론노동조합 조직국장이 벌금형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언론노조 조직국장 A씨(45)에 대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 서울 종로구에서 언론노조 조합원 20여명과 함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대선공약파기 규탄 및 2·25 국민파업 동참선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사회를 맡았던 A씨는 현수막과 손피켓 등을 준비하고 "공영방송 구조개선하라" 등의 구호를 외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가 조합원들과 공모해 미신고 옥외집회를 주최했다고 보고 기소했다. 반면 A씨는 "이 행사는 기자회견일 뿐 집회가 아니므로 신고할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1심 재판부는 해당 행사가 집회라고 판단,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와 조합원들이 현수막, 손피켓 등을 들고 마이크를 이용해 구호를 외친 사실 등을 고려하면 해당 행사가 기자회견이라는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옥외집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2심 재판부는 A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A씨가 자진해서 해산한 점 등을 고려하면 100만원의 벌금은 너무 무겁다는 것이 이유였다.
대법원도 이같은 원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집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