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성과 어떻게 측정하려고"··· 공무원들 반발

남형도 기자
2015.12.08 09:32

'성과연봉제' 확산에 공무원 노조, "민간기업처럼 실적 수치화 어려워"…특정부서 집중, 하위직 업무과중 우려도

내륙지역 곳곳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3일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에서 겨울용 외투를 입은 공무원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14.11.3/뉴스1<br>

인사혁신처가 지난 7일 성과연봉제를 5급까지 확대하고 공무원 보수체계를 성과급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하겠다고 발표하자 공직사회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무원들의 성과를 민간기업처럼 계량화해 측정하기가 어렵고, 특정부서에 성과급이 몰리거나 연공서열 순으로 받아가는 등 부작용이 많을 것이란 우려다.

당장 공무원 노조부터 성과연봉제 확대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은 성명서를 내고 "공공성을 최우선 가치로 받들고 있는 공직사회에 성과주의를 도입하는 것이 온당한 것인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정부는 성과주의만이 오로지 갈 길인 것처럼 부추기면서 공무원들을 갈등의 한복판으로 떠밀고 있다"고 밝혔다.

공노총은 성과주의가 성과 미흡자에 대한 퇴출제로 이어져 '공무원 길들이기'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공노총은 "퇴출제는 공무원 길들이기에 최적화된 제도로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다"며 "정권의 입맛에 따라 '찍어내기식'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일선 공무원들도 고위직과 하위직 모두 성과연봉제 확대에 따른 우려가 높다. 특히 성과연봉제의 핵심인 '성과평가'를 공정하게 할 수 있을지에 회의적이다.

서울시의 한 하위직 공무원은 "공무원이 내는 성과라는 게 영업사원의 실적 등과 같이 수치화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평가결과를 납득하기 어려울 경우 일할 의욕이 더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시의 또 다른 하위직 공무원은 "공무원의 업무는 공공성 등을 중요시해서 이뤄지는 게 많고 그게 일을 하는 보람"이라며 "성과가 중요시되면 성과 위주로 일을 할 수 밖에 없고 몇몇 핵심부서에 높은 성과자들이 몰릴 것 같다"고 말했다.

행자부의 한 5급 공무원은 "성과제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고위직부터 성과에 목을 매기 시작해 하위직들의 업무가 더 과중될 우려가 있다"며 "부작용이 어떤 것들이 있을지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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