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판례氏] 성매수男 찾던 10대 소녀와 만난 직장인 처벌은

송민경 (변호사) 기자
2016.04.06 10:45

[the L] 채팅으로 성매매에 나선 청소년과 조건 합의하고 만나…'성을 팔도록 권유한 행위'에 해당해 처벌 대상

여성가족부, 법무부, 경찰청은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3차 성매매방지대책추진점검단 회의를 열고 '성매매 방지·피해자 보호 및 지원·성매매 사범 단속·수사 강화를 위한 2016년도 추진계획'을 내놓았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성매매 처벌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자는 초범이라도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초범의 경우에 성매매 재범방지교육을 이틀 간 받게 되면 검찰이 기소유예 조치해 왔다.

이와 관련해 이미 성매매를 하기 위해 청소년에게 성매수 의사를 표시해도 성매매 의사가 없는 청소년에게 성매매를 권유한 경우와 동일하게 처벌된다는 판결이 있다.

채팅 통해 성매수 남성 찾고 있던 청소년과 만난 직장인 유죄

A양은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성매매 조건을 제시하며 성매수 남성을 구했다. B씨는 채팅사이트에 접속해 있다가 A양과 대화를 시작했다. 곧 성매매 장소, 대가, 연락방법 등에 관해 구체적으로 합의했다. 그 후 B씨는 약속장소 인근에 도착해 A양에게 전화를 걸어 ‘속바지를 벗고 오라’고 지시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인터넷을 통해 성매수 남성을 찾던 A양에게 성을 팔도록 권유한 혐의(아동·청소년 성보호법상 성매수 등)로 기소된 회사원 B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2011도3934 판결)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의 문언 및 체계, 입법 취지 등에 비춰 아동·청소년이 이미 성매매 의사를 가지고 있었던 경우에도 그러한 아동·청소년에게 성을 팔도록 권유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동·청소년이 이미 성매매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실제로 조건을 합의하고 만나서 전화를 하는 등 성을 팔도록 권유하면 처벌된단 얘기다.

죄형법정주의 적용된 판결…아동·청소년이 성매매 의사 있었더라도 처벌

죄형법정주의란 어떠한 행위를 범죄로 할 것인지 또 규정된 범죄에 대해 어떠한 형벌을 줄 것인지가 미리 법률에 규정되어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이 사건에서도 이 원칙이 적용됐다.

처벌 근거 조항을 보면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기 위해 아동·청소년을 유인하거나 성을 팔도록 권유한 자'에 아동이나 청소년이 어떤 의사를 가지고 있는지는 규정돼 있지 않다. 따라서 아동이나 청소년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고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따라 범죄의 처벌 결과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B씨의 변호인은 A양이 인터넷 채팅방에서 성매수 남성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었고 B씨가 이에 응한 것뿐이므로 죄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 판결팁=아동·청소년과 성매매를 한 경우 그들이 성매매 의사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먼저 성매수자를 찾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에 응한 사람은 '성을 팔도록 권유한 행위'를 한 것에 해당돼 처벌 대상이다.

◇ 관련 조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 등)

①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기 위하여 아동·청소년을 유인하거나 성을 팔도록 권유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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