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자회사, 라인의 미국과 일본 동시 상장에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라인은 일본 도쿄 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함은 물론 미국 뉴욕 증권 거래소에도 상장하면서 총 1조5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조달했다. 국내에서 카카오의 카카오톡에 밀려 고전하던 네이버 라인은 어떻게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까.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글로벌로 스마트하게 포지셔닝했다. 카카오톡은 이미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한국 가입자 3800만 명, 월간활성이용자(MAU: Monthly Active Users) 3800만명으로, 인구 5000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거의 독점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라인은 후발주자였던 홈플러스가 이마트 매장이 주로 포지션한 수도권을 피해 영남권에 포지셔닝해 성공한 것처럼, 글로벌 시장, 특히 동남아 시장으로 진출하는 전략을 취했다.
메신저 시장 초기에 라인은 여러 곳에서 경쟁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왓츠앱’, 중국에서는 ‘위챗’ 등 거대한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고전하면서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현재 라인의 월간 이용자는 2억1800만 명, 이 중 3분의 2는 일본·대만·태국·인도네시아 등 4개국에 집중돼 있다.
둘째, 철저한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으로 승부했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이란 세계화를 의미하는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과 지역화를 의미하는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의 합성어다.
카카오와 네이버 양사는 글로벌 사업에서 완전히 상반된 전략을 펼치고 있고, 이에 따라 페이스북 마케팅도 다른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는 글로벌 페이지 하나로 밀어붙이고 있는 ‘올인원 전략’을 취하며, 1주에 한두 개의 영문으로 단일화된 콘텐츠를 게재하고 있다. 그 결과 카카오톡의 글로벌 페이지 ‘좋아요’ 숫자는 30만 5289개(2015년 11월2일 기준)로, 평균 200~500개 사이의 ‘좋아요’를 받고 있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일본, 이탈리아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으나 올인원 전략으로 ‘좋아요’를 많이 받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반면 라인은 진출 국가의 언어로 페이지를 운영하며, 그 나라의 문화와 어울리는 이미지의 콘텐츠를 맞춤형으로 제시하는 ‘맞춤형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로 인해 라인이 자리잡고 있는 대만, 태국, 일본, 인도네시아의 페이지는 매우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라인 대만 페이지는 ‘좋아요’ 119만 9924개를 확보하고 있고, 콘텐츠당 ‘좋아요’도 500~2000개 사이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라인 일본 페이지는 ‘좋아요’를 86만 6170개, 태국 페이지는 84만 4151개 확보했다(2015년 11월 4일 기준).
라인은 태국에서 먼저 시작한 배달 서비스 ‘라인맨’이나 대만에서 현지 결제 서비스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웹툰을 서비스하고 있다. 또 태국과 대만에서는 ‘라인TV’를 서비스하고 있다. 태국에서 처음 선보인 라인TV는 현지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을 동영상 콘텐츠를 무료로 스트리밍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로 8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7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선 ‘라인뮤직’도 태국 제1미디어 그룹 GMM 등 현지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태국 내 최다 음원을 보유하며 현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강자로 급부상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학교 친구들과의 관계가 강한 지역 특성상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를 찾는 기능을 통합하는 등 서비스 기능면에서 현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현지에서 200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멜로 영화 주인공들이 라인을 통해 재회하는 CF를 공개하기도 하는 등 인도네시아에 특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지화를 할 때 라인처럼 진출 국가의 문화를 고려해야 한다. 카카오톡처럼 단일화된 영어 콘텐츠를 만들어 배포하는 것보다는 라인처럼 각 국가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에 적합한 콘텐츠를 제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물론 카카오톡과 라인이 상반된 전략을 취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앞서 말한 포지셔닝에 관한 것으로, 이미 포화된 국내 시장에서 라인은 글로벌 진출이라는 카드와 철저한 현지화라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현지화란 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스타벅스나 월마트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도 현지화에 실패해 쓴 맛을 본 적이 있다. 스타벅스는 자국 내 성공에 힘입어 2004년부터 구대륙 진출을 모색했다. 2004부터 2012년까지 8년간 프랑스에 진출해 63개 체인점을 건립했으나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오스트리아 비엔나 등 구대륙 심장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유가 뭘까? 진출 국가의 문화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월마트가 한국에서 철수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월마트는 1998년 한국 시장에 진출, 2006년에 이마트에 한국 사업 지분을 넘기고 철수했다. 한국 소비자가 원하는 복합적인 서비스쇼핑/나들이 문화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창고형 할인 매장답게 물건을 높은 위치까지 가득 쌓아 진열했다. 한국 소비자의 손이 닿지 않는 물건들이 많았다. ‘싸게만 팔면 고객이 몰릴 것’이라는 판단에 내부 인테리어에 집중하지 않았다.
셋째, 라인은 절박함과 간절함이 있었다. 라인은 카카오톡이 독점한 국내 시장에서, 빠른 판단력으로 동남아 시장에 승부수를 던지고, 반드시 해외에서 살아남아야겠다는 절박함으로 노력했다. 이해진 의장은 수년간 일본에서 살다시피 하며 일본의 문화와 사회정서를 파악했다. 그리고 성공하지 않으면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각오로 밤낮없이 라인 개발에 매진했다고 한다. 또 라인 상장은 약 4년 전부터 준비해왔다. 라인의 성공은 ‘준비된 성공’으로,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라는 말을 입증했다.
한국은 중국 등 다른 국가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아 중장기적으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런 한계점을 재빨리 인지한 회사들은 라인처럼 글로벌로 새로운 포지셔닝을 시도하고 있다. 또 철저한 현지화로 승부수를 걸고 있다. 절박함과 간절함에서 나오는 피나는 노력은 기본이다. 라인의 성공에서 얻은 교훈을 당신의 창업과 사업에도 적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