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28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린데 대해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하창우)가 "권력자에게 언론통제 수단을 허용하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변협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국회의 법안 졸속 통과 후 각계에서 법률의 위헌성을 계속 지적해왔는데도 헌재는 법리적 판단보다 정치적 판단에 치중하여 합헌결정을 내렸다"며 "국회의 포퓰리즘 입법을 견제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책무를 망각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법 시행 전 개정을 통해 김영란법의 반민주적·반인륜적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변협은 구체적으로 '민간언론'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주장했다. 변협은 "민간 언론에 대한 규제는 검찰의 자의적인 법 집행을 통해 비판 언론 길들이기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공직자 부패 척결이 언론의 자유를 제한할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우자 신고의무 조항은 범인을 은닉한 친족을 처벌하지 않는 형법 규정과 충돌되는 등 법체계적으로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부부간 불신을 조장하고 가정 파탄의 원인이 되는 반인륜적 악법이다"며 "조속히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정청탁'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국민들에게 행동기준을 명확하게 제공하지 못한다"며 "이는 헌법상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된 행동자유권을 빼앗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란법은 공직자·언론인·사립학교 교직원 등이 직무 관련성과 관계 없이 100만원 이상의 금품 또는 향응을 제공받으면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는 것이 그 골자다.
지난해 3월 김영란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직원을 공직자로 보고 규제 대상에 포함한 것의 정당성 △배우자 신고의무의 양심의 자유 침해 여부 △부정청탁의 개념의 모호성 △금품수수에 대한 처벌기준을 시행령에 위임하는 것의 정당성 등 위헌 소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한변협과 한국기자협회 등은 헌법소원을 냈지만 헌재는 주요 쟁점들에 대해 모두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