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합헌] '분주해진 로펌街'…"물들어올 때 노젓자"

황국상 기자
2016.07.29 17:57

[the L] 준법경영 TF출범, 회계법인과 공조시스템 구축 등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의 위헌 여부를 가리는 헌법소원 심판 사건 선고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다. 이날 헌재는 한국기자협회, 대한변호사협회 등의 헌법소원심판 청구에 대해 각하·기각결정을 내렸다. / 사진=김창현기자

헌법재판소가 합헌결정을 내린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로펌가도 한층 분주해졌다. 기업 대관업무나 대외활동 방식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2010년대 들어 K-IFRS(한국형 국제회계기준) 전면도입될 당시 회계법인이 특수를 누렸을 때와 유사한 효과가 법조계에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대형 로펌에서도 검찰 등 규제당국 출신 변호사를 주축으로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 특수에 대비하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화우는 양호승 대표변호사를 팀장으로 하는 '부패방지 태스크포스팀(TF)'를 이날 공식출범하고 헬스케어, 건설, 국방, 금융 등 분야에 대해 법제컨설팅, 준법감시, 형사대응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화우의 부패방지 TF에는 공성국·차동언·홍경호 파트너변호사 등 검찰에서 반부패 수사 경험이 있는 이들을 비롯해 양호승 대표와 김원일·김권회·이숭기 변호사 등 기업자문 및 법률위험관리체계(CRM) 분야의 전문변호사 등 15명이 합류해 있다. 김영란법을 연구해 관련 매뉴얼을 작성하고 고객사 요청이 있을 때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자문 등 서비스를 펼칠 계획이다.

법무법인 세종도 반부패·컴플라이언스팀을 주축으로 김영란법 관련 기업자문에 대응할 계획이다. 이 팀은 이미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이틀에 걸쳐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했다. 세종의 반부패·컴플라이언스팀은 기업들이 국내외 사업을 벌이면서 부닥치는 반부패법규나 각종 정부규제에 대한 자문, 정부조사에 대한 대응이나 민·형사 소송 등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세종의 반부패·컴플라이언스팀에도 검찰, 법원이나 금융·공정거래 분야 규제당국에서 관련실무 경력이 오래된 이들이 주로 포진해 있다. 특히 세종에서 김영란법에 대한 자문은 염동신·최성진·홍탁균 파트너변호사 등 검찰출신 변호사들이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다.

법무법인 광장 역시 장영섭·박경호·오택림 변호사 등 검찰출신 변호사를 비롯해 정유철(금융위원회 금융범죄분석원) 김태희(행정법원·국세청) 유휘운(감사원) 등 당국 출신 변호사들로 구성된 '기업형사·컴플라이언스팀'을 꾸려 연초부터 활동을 진행한 바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도 김영란법 시행에 대비해 올해 초 컴플라이언스팀을 구성한 데 이어 최근에는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과 공동으로 반부패·컴플라이언스 토탈서비스 협약을 체결,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법무법인 율촌 역시 강덕수 전 STX 회장의 분식회계 혐의 무죄판결을 이끌어 기업형사사건 방어 실력을 나타낸 바 있는 최동렬 변호사를 비롯해 외국기업 대상 분쟁전문가인 김세연 변호사, 국제형사부문 전문가인 박은재 변호사 등 10여명으로 '형사 및 기업 컴플라이언스팀'을 구성했다.

기존 준법경영 자문업무의 연장선상에서 김영란법 자문을 진행하는 곳도 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김앤장 관계자는 "김영란법이 이슈화되기 전부터 오랜 기간 준법경영 자문에 대한 수요가 강한 의뢰인 기반을 가지고 있다"며 "준법경영 자문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가진 변호사를 중심으로 철저한 스터디를 통해 합리적인 솔루션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김영란법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과거 형법상 뇌물죄에 적용되지 않는 다양한 임직원의 행위들을 규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공된 금품 등 이익과 직무관련성, 대가성을 요하지 않도록 한 데다 금품 등 이익제공 대상범위가 공무원 뿐 아니라 언론인·사학교원 등으로 확대돼 기업 임직원의 법위반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특히 기존 뇌물제는 기업 임직원의 불법행위가 있더라도 기업에 책임을 묻지 않았지만 김영란법은 양벌규정을 둬서 행위자(임직원) 뿐 아니라 기업에도 벌금·과태료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양벌규정 적용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기업은 내부 준법경영 시스템을 보다 공고히 해야 할 필요가 생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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