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백신 부작용 논란은 집단 심리가 만든 허상"

뉴스1 제공
2016.08.14 12:10

[인터뷰]이대목동병원 주웅 산부인과 교수
"백신 안전 믿고, 제때 접종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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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웅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 /뉴스1 © News1

"자궁경부암백신 부작용 논란은 집단 심리적 영향 크다. 시기에 맞춰 접종받아야 한다."

지난 12일 싱가포르 '아시아-오세아니아 생식기 감염 및 종양 연구기구 2016 연례학술대회'(AOGIN 2016)에 참석한 주웅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부인종양센터장)는 <뉴스1>과 인터뷰를 통해 최근 일본에서 불거진 자궁경부암백신 부작용 논란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일본은 2013년부터 자궁경부암백신 부작용 논란이 이어져 왔다. 지난 7월에는 자궁경부암백신 접종 후 원인불명의 통증과 시각장애 등의 증상을 호소한 10~20대 여성 63명이 국가와 제약사(MSD : 가다실, GSK : 서바릭스)들을 상대로 1인당 약 1억6000만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집단 소송을 걸었다.

이 여성들은 대체로 2010~2013년 초·중·고 시절 백신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접종 후부터 부작용을 겪은 사람들로, 현재 어느 정도 건강으로 되찾은 사람도 소송에 참여했다. 이 63명의 소송 건은 일본 도쿄와 나고야, 오사카, 후쿠오카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웅 교수는 "보통 백신 부작용은 어느 마을이나 지역에서 한 꺼번에 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학교 접종에서 유독 많이 나는 경우도 있는데, 생물학적 영향보다는 청소년기 심리적인 원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예를 들어 BCG 접종시 주삿바늘을 불로 소독하는 과정을 보거나, 앞 학생이 아프다고 하면 다른 학생은 접종 전부터 불안해 하고 접종 후 기절 하는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결국 집단 접종 시 (백신 때문이 아닌) 어떤 다른 질환이나 증상이 발생했을 때 백신 자체를 이상반응의 원인으로 판단해 버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이러한 심리적 요인에 대한 의학용어로 '심인성 반응(psychogenic reaction)'을 소개했다.

주 교수는 "집단 접종 이후 집단적으로 이상반응을 호소하는 것을 심인성 반응이라고 한다"며 "콜롬비아 국가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전했다. 앞서 콜롬비아의 엘 카르멘 한 지역에선 많은 여학생들이 자궁경부암백신 접종 후 두통과 실신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콜롬비아 정부는 이에 대해 백신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일본에서의 부작용 논란도 심인성 반응과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월 일본 내 의학단체가 공동 발표한 내용도 이를 뒷받침 한다.

당시 일본소아과학회와 일본산부인과학회 등 15개 의학 학술단체는 성명에서 "일본에서 자궁경부암백신 약 890만 번의 접종 중, 이상반응은 0.03%로 보고됐다"며 "그 중 약 90%는 회복됐거나 병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정도로 판명됐으며 아직 회복 중인 환자는 10만명당 2명뿐"이라고 강조했다.

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접종되고 있는 자궁경부암백신 '가다실'의 임상3상 연구결과를 안전성의 증거로 제시했다.

주 교수는 "가다실의 퓨처(Future)I·II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가다실 투여군 2만명과 비투여군 2만명을 비교분석했을 때 양쪽의 이상반응 차이는 없었다. 워낙 많은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이기 때문에 임상이 아닌 실제 처방에서 발생한 부작용과 백신 간의 인과관계는 찾을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의 자궁경부암백신 접종률이 미진한 것도 일본의 영향이 어느 정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올 6월 20일부터 만 12세 여아 대상으로 시행한 자궁경부암백신 무료접종 비율은 아직 전체 접종대상자의 14%(6만4000명, 8월 8일 기준)에 불과하다. 올해 접종률 90% 이상을 목표로 잡은 정부의 계획에 훨씬 못 미치는 상황이다.

주 교수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암 예방 효과가 미미한 부작용보다 훨씬 영향이 크다"며 "자궁경부암 백신은 접종 시기가 지나면 맞아도 효력이 떨어지는 만큼 지속적으로 안전성 우려가 제기되면 악순환만 반복될 뿐"이라고 말했다.

주웅 교수는 이어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 국내 질병관리본부 및 대한산부인과학회 등도 백신에 대한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앞서 발표했다"며 "청소년의 보호자들도 접종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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