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 꿈 포기하지 마세요."
1987년 9월24일 서울대병원에서 체외수정으로 임신 된 다섯 쌍둥이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아들 둘·딸 셋, 인공수정으로 탄생한 세계 최초 다섯 쌍둥이였다.
산모 노씨(32 출산당시)는 1978년에 결혼했으나 배란장애(무배란)로 9년동안 아기를 갖지 못했다. 당시 서울대병원 장윤석 산부인과팀은 난관수정방법을 이용해 노씨 부부의 임신을 도왔다.
난관수정이란 인공으로 배란된 난자와 함께 정자를 난관 내 이식해 임신시키는 방법으로 원인불명 불임증을 치료하는데 쓰인다.
장 교수 팀은 3개 이상의 수정란을 노씨 자궁에 이식, 1987년 2월18일 여섯 쌍둥이 임신을 성공시킨다. 임신 8개월 후 산모 노씨는 예정보다 7주 빠른 32주 4일만인 9월24일 제왕절개수술로 사산된 1명을 제외한 다섯 쌍둥이를 출산한다.
남아 2명, 여아 3명으로 남아의 몸무게는 각각 1.41kg, 1.65kg, 여아는 각 1.61kg, 1.60kg, 0.77kg이었다. 미숙아로 태어난 다섯 쌍둥이는 출생 직후 인큐베이터로 옮겨져 집중관리를 받아야 했지만 비교적 건강한 상태였다.
이들의 탄생은 그 자체만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인공수정으로 한꺼번에 5명의 아기가 태어난 건 세계 최초여서 그 의미가 더욱 컸다.
당시 세계의학계 보고 내용에 따르면 나팔관 수정방식으로 탄생한 쌍둥이는 1986년 이탈리아의 세쌍둥이가 최고 기록이었다. 자연분만을 통한 국내 다산기록도 다섯 쌍둥이가 최고였으나 안타깝게도 사산됐다.
다섯 쌍둥이 출산을 성공시킨 장윤석(86) 교수는 시험관아기 시술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인물이다. 그는 시험관아기 시술을 배우기 위해 영국 등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고 1982년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주임교수가 된 뒤 시험관아기 전문센터를 세운다.
첫 인공수정 출산은 다섯 쌍둥이가 태어나기 2년 전인 1985년. 장 교수 팀은 수많은 연구와 실패를 거듭한 후 1985년 2월25일 수정란 2개를 자궁에 안착시키는데 성공, 그 해 10월12일 쌍둥이 남매가 제왕절개를 통해 태어난다.
그로부터 2년 후 세계 최초로 무려 다섯 쌍둥이가 우리나라에서 탄생한 것이다. 이후 장 교수는 난임으로 고통 받는 수많은 불임 부부들에게 희망을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