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짜리 30만원에" 텐트 접는 캠퍼들…'급매' 캠핑장 쌓인다

"100만원짜리 30만원에" 텐트 접는 캠퍼들…'급매' 캠핑장 쌓인다

민수정, 박상혁 기자
2026.02.14 06:45

[MT리포트]눈물의 캠핑장②

[편집자주] 팬데믹 이후 끓어올랐던 '캠핑 붐'이 사그라들고 있다. 해외여행과 실내 활동이 제한됐던 당시 캠핑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대안'이었으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일시적으로 유입됐던 수요가 빠져나가는 사이 우후죽순 생겨난 캠핑장들이 위기에 빠졌다. 줄폐업 위기 속 캠핑장이 어떤 선택지에 놓여 있는지 짚어봤다.
/그래픽=윤선정 디자인 기자.
/그래픽=윤선정 디자인 기자.

캠핑 열기가 식고 있다. 폐업이 늘고 부지는 급매물로 나온다. 캠핑 용품은 중고 시장에 쏟아진다. 전문가들은 산업 붕괴로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팬데믹 시기 형성된 수요와 공급이 재조정되는 국면이 길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14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2~2025년 폐업한 캠핑장은 △2022년 75개 △2023년 49개 △2024년 55개 △2025년 60개 등으로 꾸준하다. 반면 개업수는 △2022년 547개 △2023년 502개 △2024년 452개 △2025년 367개로 급속히 줄고 있다.

폐업은 꾸준한데 개업이 급감하면서 부동산 매물 사이트엔 '급매', '가격 인하', '초저렴' 등 문구가 붙은 캠핑장 매물이 쌓이고 있다. 한 캠핑장 중개업자는 "최근 5년 전과 비교하면 급매로 내놓는 사례가 늘었다"며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해 처분하려는 업자들은 많은데 매수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어 거래가 성사되진 않는다"고 했다.

전체 캠핑 소비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 2023년 6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가 이듬해 11.8% 감소했다. 한해 평균 캠핑용품 구매비용 역시 2024년 78만6000원으로 2022년 대비 약 30% 줄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COVID-19) 시기 폭발적으로 캠핑장과 캠핑 이용객이 증가했지만 엔데믹 이후 이용객이 감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고가 캠핑 장비가 쏟아지고 있다. 캠핑카와 캠핑 의자, 버너 등 주요 장비 상당수가 절반 수준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고 100만원이 넘는 텐트가 30만원대에 팔리는 사례도 확인된다. 캠핑 모임장 30대 윤모씨는 "기존 이용자들이 해외여행 등 다른 취미로 이동하는 분위기"라며 "희소성 있는 용품도 이전에 비해 구하기가 쉬워졌다"고 말했다.

30일 인천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6 국제아웃도어캠핑&레포츠페스티벌 (고카프)'를 찾은 관람객들이 텐트용 방한화를 살펴보고 있다.
30일 인천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6 국제아웃도어캠핑&레포츠페스티벌 (고카프)'를 찾은 관람객들이 텐트용 방한화를 살펴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기간 유입됐던 캠핑 수요가 빠져나가면서 산업 전반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팬데믹 때 사회적 활동이 제한되면서 자연·외부 활동에 대한 욕구가 커졌고 대안으로 초기 투자 비용이 들더라도 캠핑이 인기였다"며 "단기 유행에 따라 공급이 과도하게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고객 수요에 맞춰 캠핑장도 다변화하고 있어 트렌드를 따라가야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라고 짚었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최근 호텔식 카라반 등 캠핑과 호텔 중간단계의 새로운 산업이 생겨나고 있다"며 "차박(자동차 캠핑)이 불법이 되면서 다시 캠핑장으로 넘어오는 수요도 있기 때문에 현재 흐름을 다양화 기간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단순히 수요 붕괴라고 예단할 순 없다"며 "캠핑장 지역 특성에 맞춘 연계 프로그램 등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지 않으면 조정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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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정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민수정 기자입니다.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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