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교민들 "창피해서 외국서 못살겠다"…최순실 사건에 '격앙'

이슈팀 김도영 기자
2016.11.02 14:02

외신들, 잇단 대서특필…중국 누리꾼 "드라마는 역시 한국 드라마"

지난 28일 블룸버그 인터넷판 메인(왼쪽), 1일 시나닷컴 '한국 정치스캔들' 특집칸./사진=블룸버그·시나닷컴 캡처

#미국에서 군복무 중인 양모씨(27)는 최근 동료로부터 "Do you know Soon-sil?"이라는 질문을 받았다. '순실'이라는 사람이 대체 누구냐는 동료의 물음에 양씨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했다. 잘 모르겠다며 에둘러 답했지만 그후 동료를 마주칠 때마다 창피한 감정이 들었다. 자국 뉴스라고 평소 안일하게 생각했던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기사로 가득한 일본 주요 신문 1면./사진=교민 커뮤니티 캡처

#일본에 살고 있는 최모씨(21)는 최근 지하철 스크린에 큼직하게 나오는 한국 정치스캔들 보도에 흠칫 놀랐다. 지하철 가판대 위에 놓여있는 신문 1면도 모두 박 대통령 이야기뿐이었다. 평소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이 강했던 최씨는 국제망신이라는 생각에 얼굴이 새빨개지고 말았다.

#스페인에서 유학하고 한국에 돌아와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정모씨(48)는 최근 자신과 스페인에서 가깝게 지냈던 일본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한국이 괜찮냐고 걱정하는 전화였다. 정씨는 안부를 묻는 지인에 대한 고마움 보다 창피함이 먼저 들었다.

외신들은 이번 최순실 국정개입 사태를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블룸버그 아시아 인터넷판은 '정치스캔들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로 박 대통령 지지율 역대 최저 기록' 기사가 메인 1면을 장식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은 '한국 정치스캔들' 특집칸을 따로 만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 가능성 기사에는 최고 3만6000개의 댓글이 달렸다. 중국 누리꾼들은 "드라마 같은 일이다. 앞으로 계속 시청하겠다", "드라마는 역시 한국 드라마", "한국은 권력보다 법이 위에 있는 것 같다. 중국은 아직 멀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외에 거주하는 기업 주재원, 유학생, 이민자 등은 외신들의 잇따른 '한국 정치스캔들' 보도에 국격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평소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겼던 교민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더욱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미국 교민 커뮤니티에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글이 쏟아졌다./사진=미국 워싱턴주 교민커뮤니티 캡처

각국 한국 교민 커뮤니티에도 한국 정치스캔들 이야기가 가득했다. 몇몇 글에는 찬반을 나누는 댓글이 수십개씩 달리는 등 토론의 장이 형성되기도 했다.

미국 워싱턴주 최대 한인 커뮤니티에 한 교민은 "미국에서도 창피해서 못살겠다"며 이번 사태를 신랄하게 꼬집었다. 반면 "우선 편견 없이 일단 지켜보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힌 교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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