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함께 식사 대접 받았다면 각자 받은대로 추징해야"

대법 "함께 식사 대접 받았다면 각자 받은대로 추징해야"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4.23 14:24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스1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스1

식사비 등 뇌물을 공동으로 받았을 때 각각의 수수액을 특정하지 못했다고 공동 추징한 판단을 대법원이 잘못했다고 판단했다. 뇌물 범죄 추징은 각각 실제 귀속된 이익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제3자뇌물취득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 사건에서 원심판결 중 추징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라며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공무원 신분으로 직무와 관련해 알선 명목으로 금품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취득하게 한 혐의를 받았다. B씨는 A씨와 공모해 일부 금품을 함께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원심은 두 피고인의 범행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약 7899만원 상당의 금품에 대해 추징을 명령했다. 특히 공동으로 수수한 식사비 103만여만은 두 사람에게 전액을 공동 추징하도록 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공범이 뇌물을 공동으로 수수한 경우라도 몰수·추징은 각 피고인에게 실제 귀속된 이익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개별적으로 얼마가 귀속됐는지 특정하기 어렵다는 사정만으로 전체 수수액을 공범 전원에게 공동으로 부담시키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뇌물 범죄에서 추징은 범인이 취득한 이익을 박탈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각 피고인에게 귀속된 이익을 기준으로 해야 하고 이를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전액을 공동 추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공모해 식사비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각자에게 귀속된 수수액을 개별적으로 산정해 추징해야 한다"며 "이를 구분하지 않고 전액을 공동 추징한 원심 판단에는 추징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판단으로 원심 법원은 피고인 각자가 수수한 수수액을 심리해 개별적으로 추징해야 한다. 만약 구체적인 수수액을 알 수 없다면 평등하게 분할한 가액을 추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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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 (변호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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