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수환, 옥중경영? 신생 홍보업체 '대박계약'

김평화 기자
2016.11.04 17:23

뉴스컴 출신 만든 '시그니처', 옛 고객 GE코리아와 계약… "박수환과 무관" 해명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가 26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6.8.26/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우조선해양 등에서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뉴스컴) 전 대표가 옥중에서 새로운 홍보대행사를 세워 여전히 영업 중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새 업체는 신생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뉴스컴 기업 거래처에서 홍보대행 계약을 수주해 관심을 끈다. 해당 회사는 박 전 대표의 자회사라는 일각의 의심을 강력히 부인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뉴스컴 직원들이 8월 말 설립한 홍보대행사 시그니쳐가 최근 GE코리아 등 대형 고객들과 홍보대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GE코리아의 연간 홍보대행 예산은 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신생 회사가 이처럼 두각을 나타내는 게 이례적이라고 본다. 한 홍보대행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대기업들은 입찰 후보 업체를 선정할 때도 엄격한 기준을 요구한다"며 "설립한지 두 달을 갓 넘긴 회사가 수주에 성공한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인력이 회사 핵심 자산인 업계의 특성상 시그니쳐는 이름만 바뀐 뉴스컴"이라며 "뉴스컴이 '박수환 게이트'로 위기에 처하자 남은 직원들이 의기투합해 새로운 회사로 활로를 모색하는 것 일수도 있지만, 뉴스컴이 옳지 않은 관행으로 업계 이미지를 실추시킨 만큼 시그니쳐를 보는 시선도 곱지는 않다"고 말했다.

앞서 '박수환 게이트'가 불거진 올 8월 외국계 기업들은 잇달아 뉴스컴과 홍보대행사 계약을 해지했다. 자체 윤리규정에 따라 논란을 일으킨 회사와 비즈니스를 이어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주요 고객 상당수를 잃은 뉴스컴은 사실상 업무가 마비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뉴스컴 인터넷 사이트도 폐쇄된 상태다.

시그니처는 뉴스컴에서 일하던 직원들 일부가 8월31일 세운 법인이다. 공교롭게 이날은 검찰이 뉴스컴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날이다. 김수미 시그니쳐 대표는 뉴스컴 부사장으로 일했었다.

이 때문에 GE코리아와 친분을 유지했던 박 전 대표의 입김이 옥중에서도 작용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GE코리아 입찰에 나섰던 여러 홍보대행사들이 시그니쳐가 입찰에 나선다는 소식을 듣고 제안서도 내지 않고 포기한 것으로 안다"며 "내정설까지 돌아서 이미 정해진 각본에 들러리 설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그니쳐는 뉴스컴과 전혀 다른 회사라고 반박한다. 김수미 시그니쳐 대표는 "뉴스컴에 있던 일부 직원들이 생존을 위해 독립해서 만든 회사지만 지분이나 경영 측면에서 박수환 전 대표와 전혀 상관없는 회사"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계약을 수주한 것도 정당한 절차를 거쳐 경쟁에서 이긴 것"이라며 "박 전 대표와는 관련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GE코리아 관계자도 "정해진 선정절차에 따라서 공정하게 판단을 내려 사업자를 정한 것"이라며 "신생 업체라고 제한을 두는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박 전 대표는 대우조선에서 홍보컨설팅비용 명목으로 21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09년 2월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의 연임을 위해 로비해준 대가라는 게 수사당국의 판단이다.

박 전 대표는 남 전 사장의 연임이 확정되자 이 같은 돈을 요구했고 착수금 5억원을 챙긴 동시에 매월 일정한 돈을 36개월 동안 나눠 받은 혐의다.

이밖에도 박 전 대표는 2009년 4~5월 경영난을 겪던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민원을 해결해줄 것처럼 속여 11억원 상당의 특혜성 계약을 따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주채권은행이던 산업은행은 금호그룹에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계획을 통보한 상황이었다.

박 전 대표는 일면식도 없던 금호그룹 임원들에 전화를 걸어 민유성 당시 산업은행장과 친분을 과시한 뒤 30억원을 요구하고 그 중 11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