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前수석 영장심사 출석…구속 여부 밤 늦게 결정

한정수 기자
2016.11.05 14:18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사진=홍봉진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씨(60·구속)와 함께 미르·K스포츠재단 자금을 강제모금한 혐의를 받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이 5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안 전 수석은 이날 오후 1시35분쯤 법무부 호송 차량을 타고 서울법원종합청사에 도착했다. 그는 검찰에 긴급체포될 당시 입고 있던 정장 차림 그대로 포승줄에 묶인 채 차량에서 내렸다.

이날 심사에는 검찰에서 한웅재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 부장검사와 검사 2명이, 안 전 수석 측 홍기채 변호사(47·사법연수원 28기)와 김선규 변호사(47·32기) 등이 참석했다. 안 전 수석의 변호인들은 법원에 나오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답변을 하지 않았다.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가 이날 오후 2시부터 안 전 수석의 구속 여부를 심리한다. 안 전 수석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늦게나 다음날 새벽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공범인 최씨가 구속된 만큼 안 전 수석도 구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안 전 수석에게 적용된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강요미수다. 안 전 수석은 최씨와 함께 대기업들을 압박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명목으로 774억여원을 강제로 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안 전 수석은 최씨와 함께 이미 45억원을 출연한 롯데그룹에 70억원을 더 내도록 강요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두 사람은 롯데가 검찰 수사를 받고있다는 사실을 악용해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최씨 소유의 회사 더블루케이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와 장애인펜싱팀 선수 에이전트 계약을 맺을 때에도 안 전 수석이 압력을 넣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강요미수 혐의는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씨와 관련이 있다. 포스코그룹 계열 광고사인 포레카를 인수한 쪽에 지분을 넘기라고 압박하는 과정에 안 전 수석도 관여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여기에는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도 연루돼있다.

안 전 수석은 지난 2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던 도중 긴급체포됐다. 안 전 수석은 검찰 출석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재벌 회장들을 직접 만나 (미르·K스포츠재단의) 모금 협조를 요청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도 "모든 일은 대통령 지시를 받아서 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수석은 그동안 기업들의 자금 출연은 자발적인 것이었고 자신은 최씨를 모른다면서 관련 의혹을 부인해왔으나, 검찰 소환을 앞두고 태도를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수석은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등 사건 관련자들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그는 이 부회장에게 "두 재단 설립을 전경련이 주도하면서 자발적 모금을 했다고 진술하라"고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최근 조사에서 안 전 수석의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안 전 수석의 공범으로 지목된 최씨는 지난 3일 구속된 상태로 이날도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고 있다. 최씨에게 청와대 자료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정 전 비서관은 안 전 수석과 마찬가지로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불출석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법원은 서면심리를 통해 정 전 비서관의 구속여부를 심리할 계획이다. 정 전 비서관의 구속 여부 역시 이날 밤 늦게나 오는 6일 새벽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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