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시인이 열살 남짓 어린 후배를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최근 문단 내에서 공개되고 있는 잇따른 성추문 가운데 실제 검찰 조사로까지 이어진 첫 사례다.
해당 시인은 "억울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시인 윤모씨(55)를 4일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윤씨는 2013년 10월 서울 소재 음식점에서 후배 시인 A씨(43·여)의 가슴을 본인 의사에 반해 만지는 등 강제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윤씨는 당시 시 합평(여러 사람이 모여 비평함) 모임에 참석한 후 귀가하려는 A씨에게 "술 한잔 더 하자"고 제안했다.
두 사람은 장소를 옮겨 소주 1~2병을 나눠 마셨다. 이후 A씨가 다시 집에 가려 하자 윤씨는 술을 더 마시자고 권했다.
별다른 의심 없이 윤씨 따라 간 A씨는 봉변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술을 마시던 와중에 윤씨가 돌변해 A씨 가슴을 만졌다는 것.
A씨가 뿌리쳤지만 윤씨는 A씨를 바닥에 강제로 눕혔고 이 과정에서 A씨는 기억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문단에서 영향력 강한 윤씨에게 보복을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경찰 고소를 미뤄왔다.
특히 지방에서 등단한 A씨가 서울 문단에서 꾸준히 활동하려면 시 합평 모임에 계속 참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근 A씨는 시간이 흐른 성추행도 고소할 수 있다는 사실(공소시효 10년)을 뒤늦게 알고 윤씨를 고소하기로 마음 먹었다.
윤씨는 고소당하기 직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메신저를 통해 A씨에게 성추행과 관련해 사과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는 양측의 진술이 엇갈렸다. 윤씨는 "술을 마신 건 맞지만 그 이후 일은 기억나지 않아 모르겠다"며 "애초 A씨와 굉장히 가깝고 개인적으로 서로 집에 가서 밥도 먹는 사이"라고 진술했다.
A씨는 "윤씨와 단둘이 만난 적은 범행 전까지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당시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는데 몸을 일으킬 수 없었고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옷가지가 흐트러져 있었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 간 진실 공방에 경찰이 거짓말 탐지기 조사도 제안했지만 윤씨는 거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거짓말 탐지기 조사는 없었지만 진술과 증거자료를 토대로 수사한 결과 윤씨 혐의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기소의견을 달아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고 말했다.
한편 윤씨는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강제로 가슴을 만졌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는데 억울하고 당혹스럽다"며 "최근 문단 내 성 추문이 나한테까지 옮겨붙는 게 아닌가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씨는 SNS 메신저상으로 A씨에게 사과한 것에 대해서는 "A씨가 (여러 가지 개인사로) 상처가 많은가보다 생각하던 중 사과하라고 하길래 사과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