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금융기관의 해외진출이 화두이다. 대표적인 예가 신한은행의 베트남 진출 성공과 KDB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의 동남아에서의 활약, 그리고 한국예탁결제원의 펀드관리시스템의 수출 등이다. 국내 산업 중에서 가장 세계화에 뒤떨어진 영역이 금융산업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으나 최근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은 크게 환영할 만하다. 핀테크 분야에서도 좀더 활발한 해외진출이 필요하고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야 할 것이다.
과거에 종금사 등에서 무리한 해외금융업무를 전개하다가 엄청난 손해를 입은 쓰라린 경험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지금은 그때와는 다소 상황이 다른 면이 있다. 과거에는 해외금융에 대한 경험이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이루어짐으로써 경쟁력이 부족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의 지식과 경험을 쌓은 상태에서 조심스럽게 진출하는 것이라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여전히 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는 있다.
이중에서 금융의 후선업무라고 할 수 있는 펀드관리시스템 등 각종 소프트웨어 부분은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이의 수출 내지 해외 진출에 좀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다만 해외진출에 앞서 해당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식재산관련 법적인 보호 장치에 대해 좀 더 정비한 후 해외진출을 도모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예탁결제원의 업무는 거의 소프트웨어로 전환돼 있어서 이에 대한 특허법 내지 저작권법 등의 지식재산 관련법 상의 보호장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
현재 공기업의 구조조정차원에서 지식재산관련법에 대한 전문인력이 제대로 보충되지 않아 소중한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지식재산 관련법으로 충분히 무장되지 못함이 아쉬울 뿐이다. 가능하면 지식재산법 전문가로 법무팀 등을 보강하고 특화해 이 부분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핀테크산업에 있어서는 국내의 규제를 좀 더 풀어서 다양하고 창의적인 핀테크 기법 등이 시장에서 활발하게 시험적으로 운용되고 수정·보완돼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키울 수 있도록 금융시장환경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는 워낙 까다로워서 새로운 상품의 시험시장으로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 핀테크기법과 이에 따른 핀테크 산업을 국내 금융시장에서 널리 시험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각종 금융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본인인증부분에 있어서도, 단순히 대면인증이나 공인인증서만이 아니라 지문, 홍체 인식 등등 다양한 인증 시스템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 금융활동여건이 국제적인 통용성을 가지도록 하거나 적어도 시장자율성에 따르도록 과감하게 혁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엄격한 금산분리정책 등과 같이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는 제도는 과감하게 이를 재검토해야 한다. 경제활동의 대동맥과 같은 디지털 금융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많은 기업이 금융부분에 뛰어 들어 올 수 있게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
금융의 해외진출은 기타 산업과의 유기적인 연계 하에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자동차의 수출이 호조를 이루고 있으므로 수출되는 자동차와 연계한 자동차금융의 해외진출은 해외시장의 각종 리스크를 줄이고 나아가 해외금융시장를 공략하고 장기적인 경험 등을 축척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여진다.
적어도 국내기업이 수출하는 자동차의 구매를 지원하는 차원의 자동차 금융부분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을 것이기 때문에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나아가 해외금융시장에 대한 경험을 넓힌 상태에서 점차 금융 활동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이중에서 핀테크를 통한 모바일 뱅킹 등의 경우에는 비록 해외금융시장의 경험이 미흡하다고 하더라도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 리스크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국내시장에 다양한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기초한 핀테크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정책의 패러다임을 과감하게 바꾸고 모든 정책이 자율적이고 시장친화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한 범정부차원에서의 관심과 지원이 무엇보다도 절실하고 시급한 과제로 보인다.
[Who is]
1961년생인 김승열 변호사(Richard Sung Youl Kim, Esq.)는 서울대 법과대학을 마치고 사법연수원 14기를 수료했다. 카이스트 지식재산대학원 겸직교수로서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 대한변협 소속 지식재산연수원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지식재산금융과 법제도'라는 저서를 발간하는 등 학구파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이 기사는 더엘(the L)에 표출된 기사로 the L 홈페이지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 머니투데이더엘(the L) 웹페이지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