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10억원 작은 식당 '고미고미' 성공비결은 '왜'

이재형 경영전략코칭전문가
2017.09.18 11:04

[돈되는 이재형의 창업스토리-39]외식업 창업과 경영, 가치관으로 승부하라

[편집자주] 불황에서도 성공하는 사업이 있다. 성공하는 사업은 어프로치부터 남다르다. 창업 때부터 체계적이고 치밀한 전략이 숨어 있다. 성공적인 창업 이후에는 탁월한 전략을 통해 고공행진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돈이 따라올 수밖에 없는 차별적인 전략, 지속성장을 위한 경영 전략과 비즈니스 전략의 매커니즘은 무엇일까. 머니투데이는 국제공인 전문코치인 이재형 비즈니스코치의 성공 전략을 소개한다. 이재형 코치는 미국 CTI 인증 전문코치(CPCC), 국제코치연맹 ICF 인증 전문코치(ACC), 한국코치협회 인증 전문코치(KPC)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미시간대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취득했고 저서로는 '전략을 혁신하라' '스마트하게 경영하고 두려움 없이 실행하라' '인생은 전략이다' 등이 있다.

"당신은 왜 식당을 경영하는가?" “왜 외식업을 하려고 하는가?"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가 다니는 초등학교의 담임 선생님께 왜 가르치는 일을 하느냐고 물었다고 치자. 그런데 “돈 벌기 위해서요.” “먹고 살기 위해서요.” “그나마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편하잖아요. 방학도 있고." 라고 대답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자녀를 맡기고 싶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이 훌륭한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성장·발전시키기 위해서’라고 답변한다면 올바른 철학이 있는 선생님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을 것이다.

외식업 창업이나 경영도 마찬가지다. 왜 하는지 목적을 점검하고 철학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해야 한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창업이라면 그것은 사업이 아닌 장사에 불과하다. 단지 생계유지를 위해, 혹은 새로운 직업의 대안으로 외식업에 뛰어들면 십중팔구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진정으로 외식업, 식당을 하고 싶다면, 빨리 돈을 벌기보다 업(業)의 개념을 먼저 세우고, ‘작은 성공(Small Success)’을 통해 도약해나가야 한다. 선진국일수록 1인 창업자의 비율이 높다고 한다. 많아야 두세 테이블인 10여 평 남짓한 공간에서 주인 혼자서 음식도 만들고 서빙도 하면서 끊임없이 고객과 소통하고 만족을 극대화하는 1인 창업 레스토랑이 세계적인 '미슐랭 가이드'의 별을 획득한 예도 무수히 많다.

크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성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더 큰 도약을 할 수 있다. 특히 경험, 예산, 인력 등이 부족한 경우 처음엔 작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유는 간단하다. 큰 규모보다는 작은 규모를 지배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작은 규모를 지배하고 나면 큰 규모를 운영할 역량과 여력이 생긴다. 작게 시작하더라도 먼저 올바른 철학을 정립하고 철저히 준비하여 성공한 후 차기 대업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실제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고미고미(古味高味)’라는 작은 식당은 이런 식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갔다. 먼저 주인이 이 식당을 차린 이유, ‘왜(Why)’를 살펴보자. 식당의 문 입구 왼쪽 편에 보면 여자아이 사진이 있고, 아이 옆에 말풍선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져 있다. ‘건강한 밥집 찾다가 열 받아서 우리아빠가 차린 집’.

‘고미고미’의 왜(Why) / 사진 = 이재형

이 식당의 ‘왜’는 누구나 인지할 수 있도록 명확하다. 건강한 음식을 추구하는 곳이라는 건데, 왜 건강한 음식을 추구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도 명확히 알 수 있다. ‘저염식당’이라는 타이틀도 덧붙여있다. 흑미밥, 담백, 오가닉, 진심, 믿음, 분당 최초 집밥 식당, 마음이 따뜻해지는 밥, 정성 듬뿍, 계절 음식, 건강한 식재료. 이 말들은 고미고미의 대표 키워드다.

고미고미의 김대현 대표는 “집에서는 일찍부터 친환경 식재료를 사용해 음식을 해서 먹었는데, 아이가 태어나고 가끔 외식을 하고 오면 아이 몸에 알레르기 반응이 생겨 아이가 화학조미료에 대한 거부반응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착한 식당들만 찾아 다니다 결국 제가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처음엔 입맛이 MSG에 길들여진 손님들과 우여곡절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연구와 실패를 거듭하면서 화학조미료 없이 조리하는 맛있는 레시피를 완성하게 되었고, 손님들 역시 진가를 알아주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미고미는 좋은 식재료를 선택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한다. DMZ 근처 거래 농장에서 직접 콩을 들여오고, 삶은 콩을 직접 맷돌로 갈아 콩국수로 내놓는다. 또 다른 맛의 비결은 기본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양념에 과일, 매실청을 베이스로 하고 육수도 국수용, 찌개용, 만둣국용을 다 따로 낼 정도로 세심한 노력을 기울인다. 반찬들도 정성이 들어 있다. 음식 가격도 착하다. 5500원에서 7000원대로 합리적인 편이라 점심시간에는 대기표를 받아야 할 정도다. 좋은 먹을 거리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지만 음식에 대한 철학이 없었더라면 못 내놓을 가격이다.

고미고미는 이렇게 성공한 후, 프리미엄 식당을 차렸다. 고미고미에서 ‘손님들께 더 잘해드릴 수 있는데’ 하는 아쉬움은 늘 저렴한 가격의 벽에 부딪히곤 했다. 그래서 가격을 더 받더라도 더 좋은 음식으로 대접하자는 생각에 1만3000원짜리 차별화한 정식을 파는 ‘고미 꽃시래’를 오픈했다. 애피타이저로는 진한 콩국을 제공하며 시래기 밥과, 시래기 들깨탕, 큼지막한 무를 넣고 졸인 고등어에 시래기가 들어간 메인 메뉴, 그 밖에는 수육과 메밀부침 그리고 여러 반찬들을 제공한다. 후식으로는 오미자차를 제공한다. 저염 음식이라 음식들이 짜지 않고 입에 잘 맞는 것이 특징이며 모든 반찬을 직접 만들어 제공하는데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이다. 시래기 요리 전문점이니 만큼 시래기는 최고를 고집한다. 강원도 양구에서 들여온 펀치볼 시래기는 영양이 탁월하고 부드럽기로 유명하다. 시래기를 넣고 지은 밥은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이곳에서 파는 피자 또한 별미다. 최상급 시래기와 신선한 채소, 치즈를 듬뿍 넣은 피자는 쫄깃하고 고소하며, 건강까지 한 번에 잡았다. 손님을 배려하는 식당 주인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우리 가족이 갔을 때 피자 재료가 다 떨어져서 주문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피자 정말 먹고 싶다……”라는 우리 아이의 말을 지나가다 들은 주인이 조금 후 피자를 내 놓아 깜짝 놀랐다. “모양이 약간 틀어져서 판매할 수 없는 피자를 무료로 드리려고 하는데 괜찮겠느냐”는 것이었다. 우리가 볼 때는 전혀 새 것과 다름없었다. 고객의 말 한 마디를 주의 깊게 경청하고 챙겨주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감동을 주었다. ‘연매출 10억원 식당’의 비결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다시 묻겠다. 당신은 왜 외식업, 식당을 하려고 하는가? 겨울왕국, 토이 스토리, 라따뚜이, 인크레더블, 니모를 찾아서 등 많은 이들의 사랑과 극찬을 받은 최고의 만화영화를 만들어낸 ‘픽사(Pixar)’는 ‘영화를 만든다’고 하지 않았다. 대신 ‘잊지 못할 등장인물과 모든 연령대의 관객에게 어필하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컴퓨터 애니메이션 영화를 개발한다’고 말했다. 픽사의 경우도 후자가 훌륭한 목적이자 왜(Why)인 셈이고, 이를 늘 상기하면서 관객에게 어필하는 감동적인 영화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 글을 읽는 지금 이 순간, 당신이 경영하는 식당의 왜(Why)를 되돌아보고 있다면, 당신은 성공으로 한 발 더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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