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세계 850억대 법인세 불복소송 1심서 패소

황국상 기자
2019.03.31 12:00

[the L] 2011년 이마트 분할과정에서 승계된 월마트 합병차익에 대한 과세 사건

신세계가 과세당국의 850억원 규모의 법인세 부과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6부(부장판사 이성용)는 신세계가 중부세무서를 상대로 2016년 1월에 내린 2011년 사업연도 법인세 850억여원의 부과처분을 취소할 것을 청구한 소송에서 지난 22일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신세계 측의 항소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 사건은 2006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세계는 월마트코리아 주식 100%를 인수하는 합병계약을 체결했다. 이 합병은 소위 '적격합병'으로 간주돼 일정 요건 하에 납세시점을 뒤로 미루는 효과를 낳는 '과세이연' 혜택이 적용됐다. 구조조정 촉진 등 명분으로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합병에 따른 이익이 발생하더라도 상당 기간 관련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됐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신세계는 무려 2598억원에 달하는 합병평가이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을 수 있었다. 다만 단서가 있었다. 월마트 인수로 인한 사업을 폐지하거나 관련 자산을 외부로 처분하지 않아야만 과세이연 혜택이 유지될 수 있었다.

이후 2011년 5월 신세계가 대형마트 사업부문을 분할해 이마트를 신설하는 내용의 구조개편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신세계는 분할신설되는 이마트에 2006년 인수한 월마트 관련 자산 2560억원을 포괄적으로 이전했다.

문제는 월마트 관련 자산이 신세계에서 이마트로 넘어간 것을, 신세계가 월마트 관련 사업이나 자산을 '처분'한 것으로 볼 것인지 여부에서 발생했다. 만약 '처분' 내지 '사업의 폐지'에 해당한다면 2006년의 과세이연 혜택이 끝나기 때문이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15년 5월부터 6개월에 걸쳐 이마트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신세계-이마트 분할로 신세계-월마트 합병에 따른 과세이연이 종료됐다"며 "이마트가 그 잔액을 승계받는 방식으로 과세이연을 할 수 없음에도 이를 승계받은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신세계가 이마트에 넘긴 2560억원만큼을 2011년 분할 당시 신세계의 익금(자산을 늘리는 세무상 항목)에 추가해 2016년 1월 853억여원의 법인세를 부과했다.

신세계 측은 "개정 전 법인세법령에는 분할 자체를 익금산입의 사유로 삼고 있는 직접적 규정이 없었다"며 "신세계-이마트 분할은 과세이연이 종료되도록 하고 있는 '사업의 폐지' 또는 '자산의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불복 소송을 냈다.

이어 "신세계-이마트 분할이 (과세이연 혜택이 적용되는) 적격분할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신세계-월마트 합병에 대한 사후 관리 측면에서는 과세이연의 종료사유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서로 모순된다"며 과세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신세계 주장을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세당국의 법인세 부과처분이 적법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신세계가 월마트 합병으로 승계한 자산을 이마트에 포괄적으로 이전해 준 것은 법인세법상 적격합병으로 인한 과세이연이 종료되는 '사업의 폐지'에 해당한다"며 "적격합병 이후 적격분할이 이뤄진 경우를 '사업의 폐지'로 보지 않는다는 명시적 규정이 없는 이상 신세계-이마트 분할을 (과거의 과세이연 효과를 연장해주는 효과를 낳는) '사업의 폐지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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