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학과장급 교수가 소속 대학원생에게 "자러 가자"는 등의 언어적 성희롱과 성추행을 한 의혹으로 교수직에서 해임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 교수는 성균관대에 해임처분무효확인 소송을 냈지만 최근 1심에서 패소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48민사부는 전 성균관대 교수 A씨가 지난해 학교법인 성균관대학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무효확인 및 급여지급청구소송에서 최근 원고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판결 기초사실을 종합하면, 대학원생 B씨는 지난 2017년 성균관대 양성평등센터와 성폭력위원회에 'A교수로부터 성희롱 및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A교수는 2016년 10월 노래방에 함께 간 남성 대학원생과 노래방 도우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B씨에게 "사랑한다"며 몸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하고, 소주방에서 B씨에게 "자러 가자" "사랑한다, 후회없다"고 말하며 B씨에게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끼게 한 의혹을 받는다. B씨는 휴학했다.
이후 A교수는 '가해자로 신고된 자는 성폭력사건이 신고됐음을 알았을 때부터 피해자와 어떤 방식으로든 접촉해서는 안 된다는 대학 내규'에도 불구, 동료 교수와 대학원생을 통해 화해를 권유하고, 직위해제를 당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는 등 접촉을 시도했다는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성균관대는 사립학교법상의 '교원의 품위손상'을 근거로 2018년 2월 A교수를 직위 해제하고 교원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성균관대 교원징계위원회는 같은 해 4월 위와 같은 의혹에 대해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A교수에 대해 해임을 의결했고, 학교측은 A교수를 해임했다. 그러자 A교수는 해임 처분이 잘못됐다며 즉각 소송을 냈다.
A교수측은 법정에서 "해임 과정에서 피고와 B씨 사이의 통화녹음파일을 제공받지 못해 충분한 방어권을 보장받지 못한 이상 해임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고, 징계사유에 있는 '자러 가자, 좋아한다'는 등의 성희롱을 하거나 성추행을 하지 않았다"며 "설령 그렇게 말했더라도 1달간 B씨와 교제한 점에 비춰 '자러 가자'는 말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교수측은 또 "해임처분이 무효인 이상 근무했다면 그동안 받을 수 있었던 임금도 지급하라"는 청구도 함께 했다.
법원은 그러나 A교수측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A교수가 B씨와 나눈 통화녹음파일을 제공 요청했음에도 해임처분시까지 이를 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사립학교법상 징계사실 인정의 근거자료를 제공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면서 "징계사유가 방어권 행사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특정되지 않았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해임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주장을 배척했다.
법원은 아울러 A씨가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하지 않아 징계사유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여러 사정을 종합해 "(A교수가 징계사유서의) '인정된 징계사실'란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함으로써 교원으로서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성균관대의 해임처분이 일부 사실과 다른 사정을 고려해 징계를 한 것은 인정되나, 그 징계수준이 지나치게 과중해 사회통념상 타당성을 잃을 정도는 아니라는 취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