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감금한 혐의로 고발당한 자유한국당 의원 4명이 4일 경찰의 출석통보에 불응키로 최종 결정했다. 앞서 당 지도부가 밝힌 소환불응 방침과 맥을 같이한다.
자유한국당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이 경찰에 채이배 의원 감금사건 수사 자료를 요구, 사실상 수사 외압을 행사했다는 논란과 맞물려 후폭풍이 일 전망이다.
3일 국회에 따르면 4일 감금혐의로 서울 영등포경찰서 출석을 통보받은 자유한국당 엄용수·여상규·정갑윤·이양수 의원은 출석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별도로 불출석사유를 밝히지는 않았고, 국회 본회의 일정과 의원 지역 출장 등 개인 일정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경찰에 출석·불출석 의사를 직접 밝혀온 의원은 없다"며 "불출석 사유나 일정 조율 의사를 밝혀온 의원도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경찰청에 패스트트랙 수사계획에 관한 자료를 요구한 상황에서, 피고발 의원들마저 경찰 조사에 응하지 않고, 추후 소환일정마저 조율하지 않은 셈이다. 자유한국당의 수사 외압 및 불성실 태도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앞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은 지난달 27일 경찰청에 패스트트랙 수사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 고소·고발 사건 진행 상황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종배 의원도 수사 계획과 함께 수사 담당자의 이름과 연락처, 수사 대상자 명단을 요구했다.
경찰은 의원들의 소환 불응에 대해 원칙과 절차대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피의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구인할 수 있다.
경찰은 동시에 당시 국회 상황이 담긴 CCTV(폐쇄회로화면)과 방송사 제공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이 확인해야 할 영상 분량은 애초 210GB(기가바이트)에서 1.4TB(테라바이트)로 늘어났다.
경찰은 이번 패스트트랙 사건을 크게 채이배 의원을 감금한 사건과 △의안과 사무실 점거 △사개특위 회의장 앞 충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 충돌 등 4개 갈래로 나눠 수사 중이다. 영상분석을 통해 특이사항을 사진첩으로 만들어 사례를 수집, 소환대상을 추린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비교적 수사대상 특정이 쉬운 채이배 의원 감금사건부터 수사에 속도를 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고발인·피해자 조사와 채증 자료 분석을 마친 채 의원 감금사건 관련 피고발인부터 소환 통보한 것"이라며 "다른 의원들도 채증 영상 분석이 완료되는 대로 소환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회 패스트트랙과 관련해 고소·고발 당한 121명 중 국회의원은 총 109명으로 전체 의원 3분의 1을 넘는다. 자유한국당이 59명으로 가장 많고 더불어민주당 40명, 바른미래당 6명, 정의당 3명, 무소속 1명(문희상 국회의장)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