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살라·할러데이…하늘에서 숨진 별들

김도엽 인턴기자
2020.01.29 05:00
미국 LA 스테이플 센터 외부 스크린에서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는 사진이 나오고 있다./AFPBBNews=뉴스1

"What can I say? Mamba out"

미국프로농구(NBA) 2015-16 시즌 자신의 은퇴경기에서 60점을 기록한 '블랙 맘바' 코비 브라이언트는 경기 후 은퇴 스피치를 마무리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브라이언트는 20년의 선수 생활을 끝내고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코비 브라이언트가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향년 41세. 그가 은퇴한 지 만으로 4년도 되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또 한 명의 슈퍼스타이자 전설을 보내게 됐다.

비행기를 통한 이동이 잦은 탓일까. 최근 몇 년 동안에만 수많은 스포츠 선수들이 항공 사고로 우리 곁을 떠났다.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며 떠나간 이들을 기리는 시간을 가져봤다.

NBA 최고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의 헬기 사고
미국 LA 스테이플센터 부근, 팬들이 코비의 벽화 앞에 모여 추모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코비 브라이언트의 사망 원인은 헬기 추락이었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전용 헬리콥터를 타고 가던 중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북서쪽으로 65km 떨어진 칼라바사스에서 헬기가 추락했다. 브라이언트는 LA의 악명 높은 교통 체증을 피하기 위해 선수 시절부터 헬기를 자주 이용했다.

이 사고로 브라이언트의 둘째 딸 지안나(13)를 포함, 헬기에 탑승한 9명 전원이 사망했다. 르브론 제임스와 함께 21세기 NBA 최고의 스타로 활약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끈 코비 브라이언트의 사망에 NBA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1996년부터 2016년까지 20년간 LA 레이커스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인 브라이언트는 5번의 우승, 올스타팀 18번, 득점왕 2번, 정규리그 MVP 1회, 파이널 MVP 2회 등 화려한 이력을 남겼다.

브라이언트는 현역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었고 선수 시절 지독한 연습 벌레로 불리며 많은 선수들의 롤모델이 됐다. 그는 은퇴한 뒤에도 후배들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등 지속적으로 동기부여를 하며 존경을 받아왔다.

에밀리아노 살라, 이적해서 새 구단으로 향하던 중 사고
지난해 1월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낭트의 FC 낭트 훈련장 밖에 에밀리아노 살라 선수를 추모하는 꽃들이 놓여 있다. 살라는 지난 21일 밤 탑승했던 경비행기가 영국해협을 건너던 중 교신이 끊기며 실종됐으며 경찰은 탑승객의 생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수색을 중단했다. /사진=뉴스1

지난해 1월 프랑스 낭트 소속의 축구선수 에밀리아노 살라(당시 29세, 아르헨티나)는 이적시장에서 카디프 시티 역대 최고 이적료인 1500만파운드(한화 약 230억원)에 이적이 확정됐다.

그러나 1월 21일(현지시간) 살라는 팀 합류를 위해 낭트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카디프로 향하던 도중 채널 제도 부근에서 실종됐다. 약 2주에 걸친 수색 끝에 영국항공사고 조사단(AAIB)은 해저 비행기 잔해 속에서 1구의 시신을 발견했고 신원 확인 결과 시신이 살라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살라는 당시 2018-19시즌 프랑스 리그1에서 16경기 12골을 기록하며 킬리안 음바페(파리생제르망), 니콜라스 페페(릴) 등에 이어 리그 득점순위 공동 5위에 올라 있었다. 재능 있는 선수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에 많은 축구 팬들이 슬픔에 빠졌다.

'할 교수' 로이 할러데이의 경비행기 사고
로이 할러데이/AFPBBNews=뉴스1

매 경기마다 꾸준히 뛰어난 투구를 펼쳐 국내 팬들에게 '할 교수'라 불렸던 로이 할러데이는 지난 2017년 11월 7일(현지시간) 자신이 조종하던 경비행기 사고로 사망했다. 향년 40세. 2013년 정든 마운드를 떠난 지 4년밖에 지나지 않은 해였다.

로이 할러데이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16시즌 동안 활약하며 통산 203승 105패 2749.1이닝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는 등 2000년대를 지배했던 대투수였다. 각각 2003년과 2010년 양대 리그에서 사이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할러데이는 뛰어난 성적 외에도 훌륭한 인품과 성실함으로 많은 선수들에게 존경받는 투수이자 우상이었다.

플로리다 경찰에 따르면 할러데이는 자신의 단발 엔진 경비행기를 타고 가다 멕시코만에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비행기에는 할러데이 혼자 타고 있었다. 할러데이는 은퇴 후 비행기 운전 자격을 획득했고, 비행기 조종의 즐거움을 SNS 등에 남기곤 했다.

21세기 프로 스포츠 최악의 참사, 축구단 샤페코엔시의 라미아항공 2933편 추락 사고
2016년 12월 2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샤페코엔시 구단 비행기 사고 사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지난 2016년 11월 28일(현지시간) 21세기 프로 스포츠 최악의 참사가 일어났다. 브라질의 축구단 샤페코엔시의 선수단은 같은 달 29일 열릴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콜롬비아)과의 코파 수다메리카나 결승 1차전을 위해 콜롬비아 메데인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그러나 샤페코엔시 선수단·코치진 등 구단 관계자, 취재기자 등 77명을 태운 라미아항공 2933편은 볼리비아를 경유해 콜롬비아 메데인으로 향하던 도중 추락했다. 이 사고로 탑승 인원 77명 중 71명이 사망했다.

1973년 창단한 샤페코엔시는 브라질의 소도시 샤페쿠를 연고지로 하는 팀으로 2014년에 브라질 1부리그로 승격한 후 극적으로 2016년 코파 수다메리카나 결승에 진출하며 구단의 역사를 새로 쓰는 중이었다.

그러나 이 비극적인 사고로 당시 탑승한 22명의 선수 중 19명이 사망했고 살아남은 3명의 선수도 중상을 입었다. 특히 감독을 포함해 원정에 나선 코치진은 전원 사망했다. 샤페코엔시는 남은 경기를 치를 선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이에 당시 결승 상대였던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은 기권을 선언하고 남미 축구연맹 측에 샤페코엔시를 우승팀으로 해달라는 뜻을 전했다. 연맹이 이 뜻을 받아들이며 2016년 코파 수다메리카나의 우승팀은 샤페코엔시가 됐고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은 페어플레이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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