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슈퍼전염지 되나…31번 환자와 예배 본 7명 확진

이동우 기자
2020.02.19 10:37
코로나19 국내 31번째 확진자가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진 대구 수성구 범어동 새로난한방병원에서 질병관리본부와 119구급대원들이 구급차를 이용해 해당 병원에 남은 환자들을 타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 사진=뉴스1

'31번 환자'가 나온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COVID-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31번 환자가 대규모 예배를 본 것으로 알려진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인들이 집단 감염되며 '슈퍼 전염지' 우려가 커진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9일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환자 13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 가운데 11명은 31번 환자 A씨(61)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감염자는 45명으로 늘었다.

이번 추가 확진자 중 7명은 A씨와 같은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역학조사에서 지난 9일과 16일 대구교회에서 각각 2시간씩 예배를 본 것이 확인돼 집단 확산 우려가 제기됐다. 함께 예배를 본 교인은 100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대구시는 이날 브리핑에서 "34·35·36·42·43·44·45번 확진자 7명이 신천지 교회 예배에 출석했다"고 밝혔다. 같은 장소에서 무더기로 확진자가 나오며 추가 확산 가능성도 커졌다.

코로나19 환자 발생에 신천지예수교회는 지난 1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전국 모든 교회에서 당분간 모든 예배 및 모임을 진행하지 않고 온라인 및 가정예배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천지 교인 7명이 지난 9일 A씨와 접촉했다면 최대 열흘간 무방비로 대구·경북 지역을 활보했을 수 있다. 지난 16일 접촉한 것이라도 사흘간 노출된 셈이다. 신천지는 2인 1조로 포교활동을 하고, 집단생활을 강조하는 등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구조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A씨가 보인 행보는 아쉬움을 남긴다. A씨는 최초 입원한 한방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제안받았지만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31번 환자는 자신이 해외여행력이 없고, 확진자와 접촉이 없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지역사회 확산이 시작됐다며 방역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기존 중국 여행력 등 확진자 중심의 검사로는 확산을 막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라디오에 나와 "지금까지가 유행지역을 다녀온 여행력을 중심으로 해서 검역과 선별진료소 통한 확진검사를 진행해서 방역을 해왔다"면서도 "이제는 확진검사를 광범위하게 적용해서 많은 사람들이 확진검사를 받도록 하는 진단중심의 방역체계로 완전히 체계를 바꿔야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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